제20대 대통령 선거와 함께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이뤄지는 서울 종로구 교남동의 한 투표소에서 만난 박모(41)씨는 투표용지 2장을 받아 각각 도장을 찍어 투표함에 넣고 나왔다. 박씨는 “마음에 딱 드는 후보는 없었지만, 그나마 나은 후보를 찍었다”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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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재·보궐선거는 ‘정치 1번지’인 서울 종로구를 비롯해 서울 서초갑·대구 중남구·경기 안성시·충북 청주시 상당구 등 5곳에서 진행하고 있다.
특히 종로와 서초 지역에 관심이 집중된다. 대선 경선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던진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있던 종로에 최재형 국민의힘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전 종로구청 김영종 후보 등 총 10명의 후보자가 명단에 올랐다.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 사퇴로 공석이 된 서울 서초갑에서도 전 서초구청장 출신인 조은희 국민의힘 후보와 이정근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곳은 전국 5곳에서 열리는 재·보궐 선거 중 여야가 격돌하는 유일한 지역이기도 하다.
이날 대선과 재·보궐선거를 동시에 한 유권자들은 대선 투표만큼이나 지역구 지도자를 뽑는데 고심하는 분위기였다. 종로구 교남동의 한 투표소에서 만난 방모(70)씨는 “종로구 (국회의원)선거는 특정 당을 찍기보다 누가 얼마나 더 종로 발전에 기여했는지를 보고 투표를 했다”며 “대선 만큼이나 우리 지역 국회의원 선거도 누구를 찍을지 고민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자식들에게 좋은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 투표장에 나왔다던 김모(72)씨도 “투표용지를 2개 받았지만, 두 용지가 헷갈리거나 어려울 것은 없었다”면서 “다만, 마음에 쏙 드는 후보가 없어 도장을 찍는데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대선, 재·보궐선거 투표용지를 한 투표함에 몰아넣는 방식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서울 서초갑 역시 분위기는 마찬가지였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투표를 한 이모(71)씨는 “대선은 현 정권이 문제를 많이 일으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재·보궐선거에 대해서도 “지역구민이 봤을 때 특정 후보가 서초에서 일을 잘했다고 생각하는데 국회에 가서도 일을 잘하리라 판단해 그 후보를 찍었다”고 말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투표율은 64.9%로 집계됐다. 지난 4~5일 진행된 사전투표율(36.93%)을 합산한 수치다. 이는 같은 시각 19대 대선(59.9%)보다 5%포인트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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