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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최연소 변협회장…법조계 세대교체 신호탄 쏜 '그'

최오현 기자I 2025.01.28 14:51:42

김정욱 신임 변협회장 당선…40대 최연소·로스쿨 1호
로스쿨 결원보충제 폐지·법률 플랫폼 규제 목소리
변호사 직역 확대위한 법안 추진 전망

[이데일리 최오현 기자] 대한변호사협회(변협)가 1952년 7월 창립 이래 처음으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회장을 맞이하게 됐다. 로스쿨 제도가 2009년 도입 이후 올 3월이면 16년을 맞는 가운데, 로스쿨 출신 변협 수장 아래 전망이 주목된다.

김정욱(가운데) 변호사가 21일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 당선 소식을 듣고 지지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김정욱 변호사 캠프 제공)
김정욱(46·변호사시험 2회) 신임 회장은 지난 20일 진행된 제53대 변협 협회장 선거에서 6409표를 얻어 안병희(63·군법무관 7회) 후보를 410표 차로 제치고 당선됐다. 대한변협 역사상 최연소 회장이라는 기록도 세웠다.전체 선거권자 3만489명 중 1만2657명이 참여한 이번 선거에서 김 변호사의 승리는 법조계 세대교체에 대한 강력한 요구를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김 변호사에게 최초 타이틀은 그다지 낯선 단어는 아니다. 그는 성균관대 시스템경영공학부를 졸업한 김 변호사는 서울시립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2013년 2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했다. 2015년에는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로만 구성된 한국법학전문대학원 법조인협의회(한법협) 초대 회장을 맡았고 2017년에는 변협 부협회장을 역임했다. 이후 2021년과 2023년 제96대, 97대 서울변호사회 회장직을 연임하며 ‘로스쿨 출신 최초’ 타이틀 이미 경험했다.

김 변호사의 당선은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법조계 중심축으로 자리잡았음을 다시금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현재 우리나라 개업 변호사는 3만 6401여 명으로 이 중 절반 이상이 로스쿨 출신으로 집계된다. 매년 1700여명 내외의 로스쿨 출신 변호사가 시장으로 나온다. 김 변호사도 서울변회 회장 시장이 포화상태라는 인식을 공유한 바 있다. 그러면서 법률 시장 개방과 확대를 대안으로 징벌적 손해배상과 집단소송제도 확대, 디스커버리제도 도입을 제시했다.

징벌적 손해배상은 악의적인 가해 행위에 대해 실제 손해보다 ‘징벌적 의미’의 액수를 가중해서 배상하게 하는 제도다. 집단소송은 피해자가 여럿일 경우 집단 대표가 승소하면 다른 피해자들까지도 권리가 구제되는 제도를 의미한다. 현재까지 국내에 도입되지 않은 디스커버리 제도는 민사 재판에서 당사자들이 증거 등 재판 관련 자료를 서로 공개하도록 강제하는 것을 의미한다.

김 변호사는 기본적으로 매년 배출되는 변호사 수 감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로스쿨 제도에 대해선 결원보충제 반대 의견을 내기도 했다. 결원보충제는 재학생의 자퇴나 퇴학 등으로 결원이 생긴 경우, 다음 해 입시에서 해당 인원만큼 추가로 선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김 변호사는 결원보충제가 대학의 방만 경영을 유도할 수 있단 생각이다. 더 나은 커리큘럼을 개발해 변호사 합격자 수를 높이려는 노력이 없는 도태된 로스쿨의 경우 통폐합이 필요하다고도 주장했다.

‘로톡’ 등 법률 플랫폼과 대립 구도 등도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된다. 김 변호사는 서울변회 회장 시절 로톡을 가입한 변호사를 징계한 바 있다. 플랫폼을 통한 변호사 중개가 변호사법 위반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김 당선인이 변협회장 임기 동안 로톡에 더욱 강경할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 당선인의 임기는 오는 2월부터 시작돼 3년간이다. 변협 회장은 대법관과 검찰총장,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 추천권이 있고 변호사 징계권도 가지고 있는 만큼 법조계에서 적지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다.

김 변호사는 앞으로 “업계를 확실하게 바꿀 수 있는 정책을 강하게 추진해 볼 예정”이라면서 “비밀유지권과 외부감사법 등 변호사 직역의 역할 강화를 위한 법안 통과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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