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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시 교육청은 A씨가 옛 제자인 B양에게 계속해서 편지와 문자 메시지를 보내 만남을 요구하는 등 부적절한 교제를 이어왔다는 민원을 받은 뒤 진상조사에 나섰으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시 교육청은 이날 A씨에게 직위 해제를 통보한 뒤 다음 주 감사관실로 불러 A씨를 대면 조사할 방침이다.
또 내일(24일)부터 A씨의 직전 근무지와 현재 근무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른 피해가 있었는지 전수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교육공무원 품위 유지 위반 사안으로 판단해 직위 해제 조처했다”며 “향후 조사, 수사 결과를 토대로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20일 TJB대전방송에 따르면 딸이 A씨와 지난해 9월부터 신체적 접촉을 포함한 부적절한 교제 중이란 사실을 알게 된 학생 어머니는 같은 해 11월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했으나 교육 당국이 이를 묵살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지난해 1월 졸업한 B양이 고등학교에 진학했음에도 지속적으로 전화하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며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에 의한 부적절한 교제를 이어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B양에게 본인이 성소수자임을 밝히면서 고민을 털어놓거나 ‘너에게 더 의지해도 될까?, 더 특별하게 생각해도 될까?’, ‘아주 많이 사랑한다’, ‘사랑한다는 말 아니면 설명이 안 된다’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 가족은 “교제 사실을 학교에 알리려 하자 만나지 않겠다던 교사는 돌연 태도를 바꿔 학생 태도가 안 좋아질 거라며 압박했다”는 취지로 주장하기도 했다.
학생 어머니는 경찰에도 알렸지만 동성 제자와 교제 중인 교사를 사법적으로 처벌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A씨는 지난 2022년에도 또 다른 여중생 2명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폭로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시교육청은 이 사건이 보도되자 합동조사반을 꾸려 당시 민원을 접수했던 동부교육지원청 등을 상대로 조사를 벌였다.
올해 초부터 다른 중학교에서 근무했던 A씨는 병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고 있으며 동성 교제 사실을 온라인에 유포한 학생들을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당국으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은 경찰도 부적절한 성적 접촉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그동안 남교사와 여학생, 여교사와 남학생 등 교사와 제자의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사실이 드러날 경우, 주로 미성년자 의제 강간죄가 적용됐다.
피해자 동의가 있어도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미성년자에 대해 간음 또는 추행한 19세 이상의 자에 적용된다.
앞서 2022년 대구의 한 고등학교 기간제 여교사가 남학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사실이 알려졌을 당시,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그루밍’이라며 “성별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루밍 성범죄는 가해자가 피해자와 ‘돈독한 관계’를 형성해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말한다.
이 교수는 “그루밍 성범죄자들은 상대를 신뢰하기보다는 욕망의 해소 도구로 밖에 취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도덕적으론 비난 가능성이 높으나, 문제는 현행 법률이 폭력도 없고 협박도 없다 보니까 일단 강간에는 해당이 안 된다”며 “그래서 의제 강간 연령을 둬서 나이가 어리면 이런 행위를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