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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루어 볼 이슈는 ‘갑의 몰락’ 이라는 주제이다. 필자가 지난 9년간 직접 경험한 갑의 몰락은 여러 사연이 있지만 그 중 대표적인 사례를 소개 하고자 한다.
박선규 (42세, 가명) 씨는 당시 우리나라 최고 기업이라 할 수 있는 D 전자 인사 팀 대리였다. 그의 주 업무 포지션은 경력 채용 담당이었으다. 너무 잘 나가는 회사이다 보니 많은 헤드헌팅 회사가 D전자와 일을 하고 싶어했다.
경력직 채용을 위한 거래처를 결정하는 권한은 박대리에게 있었으며 그 만큼 박대리는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 20 여 개 정도의 헤드헌팅 회사가 D전자와 업무를 하고 있었고 필자의 회사도 그 중 한곳이었다.
대기업의 채용담당자가 채용업무와 관련해서 소위 ‘ 갑’ 의 위치에서 업무를 하는 것은 당연히 받아들일 수 있는 일이다. 문제는 그 정도와 태도가 지나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박대리는 함께 일하는 헤드헌터들을 상대의 커리어나 연령과 관계 없이 아래 직원 부리듯 대하기 일수였다. 하지만 워낙 일이 많았던 회사라 모두 어쩔 수 없이 그의 태도를 받아 줄 수 밖에 없었다.
그뿐이 아니었다. D 전자에 면접을 하는 후보자들을 대하는 태도가 너무 버릇 없다는 피드백을 후보자들을 통해 받기 일쑤였다. 사실 D전자와 일을 하게 된 계기는 D전자 인사 상무와의 인연 때문이었다. 박 대리 에게는 그러한 사실을 철저히 모르게 했고 그것이 인사 상무의 요청이었다.
인사 상무는 조직의 문제 중 특히 채용의 문화 및 문제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을 하며 일을 맡긴 것이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필자뿐이 아닌 여러 헤드헌터에게 이런 요청을 사전에 했다.
인사 상무는 여러 헤드헌터들을 회사 모르게 소집하였고 그 동안 업무를 하며 느낀 보고서를 요청했다. 나는 D전자를 위해 박대리의 행동을 정확히 보고해 주는 것이 좋겠다고 맘 먹었고 보고서를 써서 인사상무에게 보냈다.
예상대로 여러 채널을 통해 나쁜 피드백을 받게 된 박대리는 채용 분야에서 인사 운영으로 업무를 이동했다. 당시 금전 거래의 의혹(금전 상납 강요)을 제시한 헤드헌팅 회사도 있었으나 인사 상무는 그 부분은 일단 덮고 지나가게 된다.
2년 후 과장 승진 발표가 있었고 박 대리도 그 해 승진 대상이었다. 하지만 박 대리는 과장 진급에서 탈락을 하였고 그는 조직에 불만을 가지고 이직을 시도하게 된다. 당시 국내 명문대 졸업에 D 전자 인사 팀 출신의 박대리의 스펙이면 면접도 필요 없이 채용할 정도의 경쟁력이 있었다. 하지만 엉뚱한 곳에서 박대리는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
박대리와 일한 헤드헌터들 대부분이 좋은 감정이 아니었다. 대부분의 고객 사는 중요한 채용에 있어 평판 조회를 할 경우 담당 헤드헌터의 말을 신뢰한다. 박대리가 이직하려는 회사의 대부분을 D전자 담당 헤드헌터들이 업무를 하고 있었다. 이직 시 평판 조회가 좋을 리가 없었다.
박 대리는 그렇게 대부분의 대기업 입사에 실패하게 된다. 궁지에 몰린 박대리는 중견기업으로 이직을 시도하지만 그 동안 ‘을’ 들에게 너무 감정을 산 게 계속 화근이 되었다. 박대리는 뒤늦게 후회를 해보았지만 그렇게 젊은 나이에 화려했던 경력의 막을 내리게 되었다.
미래가 유망한 명문대 출신이며 국내 최고 수준의 기업에서 잘 나갈 것 같던 한 청년의 미래가 몰락하는 순간이었다. 나중에 듣게 된 일이지만 박대리는 그 후 개인 사업을 하게 되었고 사업에서도 실패를 겪고 있다고 들었다.
모든 세상의 일들이 결국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이다. 이것을 일찍 깨달은 사람은 그 만큼 성공할 확률이 높겠으나 이것을 깨닫지 못하면 반대로 실패할 확률이 크다. 오늘도 ‘을’과 의 약속을 앞두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박대리의 실패 경험을 들려주고 싶다.
당신의 일에 충실 하는 것은 너무도 지극히 당연하고 잘 하는 일이다. 하지만 당신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을’ 들에게 깊은 상처를 주지 말아야 한다. 그 상처는 언젠가 당신의 발목을 분명히 잡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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