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매향노”…통합 무산에 여·야 네 탓 공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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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환 기자I 2026.03.02 13:43:19

대전·충남 행정통합 사실상 무산…전남·광주 특별법만 통과
민주당 “360만 주민 배신”…매향노 5적 규탄 및 천막 단식농성
국민의힘 “4년 20조는 공수표…대전 국회의원 7명이 ‘병오7적’”

[대전·홍성=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대전·충남 행정통합이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지역 여·야 정치권이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상대 정당 소속 단체장·국회의원들을 향해 ‘매향노’, ‘병오 7적’ 등 자극적인 언어를 써가며 행정통합 무산의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고 있다.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이 2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대전충남 졸속 통합 반대 범 시도민 총궐기대회'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2일 국회, 대전시, 충남도,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국회는 지난 1일 본회의를 열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전남·광주 통합특별시 설치 특별법과 지방자치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반면 전남·광주와 동시에 국회 법사위에 올라왔던 대전·충남과 대구·경북 통합 특별법은 야당인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들의 반대로 상정되지 못했다. 통합단체장 선출을 위한 지방선거 등의 일정을 고려하면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의 국회 통과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대전·충남 행정통합의 무산 책임을 국민의힘에 돌렸다. 민주당 대전시당은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과 이장우 대전시장, 김태흠 충남지사는 대전·충남 미래를 내팽겨쳤다”며 “20조원 규모의 재정지원과 공공기관 이전 우선권 등 지역이 재도약할 기회를 스스로 내쳤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 시장과 김 지사는 미래를 위한 통합 대신 ‘주민투표’와 ‘졸속’이라는 핑계를 대며 자신의 자리보전을 위한 정치적 계산기만 두드렸다”며 “무능을 넘어선 비겁함이며 360만 시·도민의 열망을 배신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대전시당은 오는 6월 지방선거 예비후보자들을 중심으로 ‘20조 지원·공공기관 이전 걷어찬 매향노 5적 규탄 및 대전·충남 통합 결의대회’를 갖고 4일까지 대전시청 앞에서 천막 단식농성을 이어가기로 했다.

서희철 더불어민주당 대전 서구청장 예비후보가 2일 대전시청 앞에서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촉구하는 천막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사진=박진환 기자)
국민의힘도 같은날 기자 회견을 통해 대전지역 7명의 국회의원을 ‘병오 7적’으로 규정하면서 비난 수위를 높였다.

국민의힘 소속 대전시의회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들은 “당장 통합하지 않으면 ‘4년 20조원’이라는 공수표를 팔아먹으며 이 돈 못 받는다고 협박하고 있는 대전 7명의 국회의원들에 대전시민들은 질리고 있다”며 “자신들의 영달을 위해 대전을 이재명 정부 성과 포장을 위한 제물로 팔아넘기려 한 지역의 치욕은 바로 병오지치의 주범인 병오칠적이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지사도 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행정통합은 수도권 일극체제를 극복하고 지방자치와 균형발전을 실현하기 위한 시대적 과제로 그에 대한 철학과 소신은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다”며 민주당을 향해 ‘행정통합 끝장토론’을 제안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에게 면담을 재요청하며 “행정통합에 대한 진정성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우리 충남이 숙고해 준비했던 통합안 전부는 아니더라도 도민들께서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안을 제시해 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대전·충남 행정통합은 이 시장과 김 지사가 2024년 11월 통합을 선언하며 첫 포문을 열었다. 그러나 당시 민주당 소속 대전·충남 정치권 인사들은 이를 모르쇠로 일관하다 지난해 12월 이재명 대통령의 통합 의지 표명 이후 적극적 찬성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이후 통합 주도권을 빼앗긴 국힘 소속 시·도지사와 지방의회 의원들은 권한과 재정 이양 미흡 등을 이유로 반대하면서 결국 무산 수순을 밟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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