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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北 “제재 일부 면제” 주장에 “기본적으로 전면적 제재해제 요구”

장영은 기자I 2019.03.01 13:05:22

“北, 영변 핵시설 관련 무얼 내놓을 준비 됐는지 불분명”
北리용호 ''돌발 기자회견''에 美폼페이오 ''재 반박''

[하노이=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북한이 기본적으로 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한 대가로 전면적인 제재 해제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지난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에 참석한 뒤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 중인 폼페이오 장관은 이같이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일 보도했다.

이어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영변 핵시설과 관련해 무엇을 내놓을 준비가 됐는지 분명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심야 돌발 기자회견 내용을 반박하는 것으로 보인다. 리 외무상은 북미 2차 정상회담이 열린 다음날인 이날 새벽 0시15분께 북한 대표단 숙소인 하노이 멜리아 호텔에서 최선희 외무성 부상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북미 정상간 협상 결렬 배경에 대한 북측의 입장을 밝혔다.

리 외무상은“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전면적인 제재해제가 아니고 일부 해제, 구체적으로는 유엔 제재 결의 11건 가운데 2016∼2017년 채택된 5건, 그중에 민수경제와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들만 먼저 해제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전면적인 제재완화를 요구한 것이 협상 결렬의 주요 배경이라고 설명한 것에 대해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리 외무상은 “미국이 유엔 제재의 일부, 즉, 민수 경제와 인민 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의 제재를 해제하면 영변 지구의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포함한 모든 핵물질 생산시설을 미국 전문가들의 입회하에 두 나라 기술자들 공동 작업으로 영구적으로 완전히 폐기한다는 것”이라며며, 북측이 제시한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밝히기도 했다.

‘빈 손’ 정상회담이라는 이례적이라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그 배경을 두고 당사자인 미국과 북한의 외교 수장이 상대측 주장에 대해 공식적으로 반박과 재 반박을 이어가며 양측이 협상 결렬의 책임을 미루는 듯한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8일 오후 하노이 메리어트 호텔 기자회견장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오른쪽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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