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한국경제인협회는 법무법인 광장 김수연 박사에게 의뢰한 ‘일본 증시 재편 전략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일본 거래소는 2013년 1월 1차, 2022년 2차 개편을 진행했다. 일본 거래소는 2013년 1월 아베노믹스 개혁의 일환으로, 도쿄증권거래소와 오사카증권거래소를 합병해 ‘일본거래소그룹(JPX)’을 발족했다. 도쿄증권거래소에 소속된 ‘제1부·제2부·마더스 시장’과 오사카증권거래소에 속한 ‘JASDAQ 스탠다드그로스 시장’ 등 5개 시장이 도쿄증권거래소로 편입됐다.
1차 개편은 기업의 특성·실태에 관계없이 시장을 물리적으로 통합해 혼란을 유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9년 4월 말 기준, 도쿄증권거래소 전체 상장기업 3634개 중 58.9%에 달하는 2141개 기업이 제1부 시장에 상장됐다. 보고서는 제1부 시장의 상장 장벽이 낮고, 상장폐지 기준 또한 허술해 ‘최상위 시장’에 적합하지 않은 회사들이 다수 유입됐다고 지적했다.
도쿄증권거래소는 상장·유지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며 부적합 회사는 상장폐지하도록 했다. 2차 개편으로 상장 기업 수는 줄었지만 오히려 시장 시가총액은 증가했다. 보고서는 2차 개편이 시작된 초기인 2022년 7월과 2024년 4월의 프라임·스탠다드 시장의 시가총액을 비교한 결과 약 21개월 동안 양 시장의 시총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프라임 시장 시총 중앙값은 2022년 7월 기준 573억 엔(5340억1000만원)에서 2024년 4월 960억 엔(8946억8000만원)으로 증가했다. 스탠다드 시장은 2022년 7월 62억 엔(577억8000만원)에서 2024년 4월 기준 82억 엔(764억2000만원)으로 늘어났다.
일본은 증권 시장 개편을 실시하며 우선적으로 신규상장·상장유지 요건을 개선해 시장의 신뢰 구축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고, 이후 자본비용·주가를 의식한 자율적 경영 공시제도(우리나라 밸류업 공시와 유사한 제도)를 도입했다. 김 박사는 “시장의 근본적인 개선 없이 밸류업 공시, 지수개발 등 정책을 추진하는 우리의 접근 방법과 차이난다”며 “국내 시장의 구조적 문제인 상장폐지 요건 등을 검토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증시 활성화의 핵심은 ‘시장의 질적 성장’에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