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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미 경제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이날 올해 미국 경제가 전년 대비 1.2% 성장할 것이라는 수정 전망을 발표했다. 기존에 성장률 전망치(1.5%)보다 0.3%포인트 햐향 조정한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성장률 하향 요인으로 SVB 파산에 따른 미국 중·소형 은행 위축과 규제 강화 움직임을 꼽았다.
미국 내 16위 은행이었던(자산 기준) SVB가 유동성 위기로 지난 10일 파산하자 다른 중·소형 은행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소형 은행의 경우 부동산이나 암호화폐 관련 대출·자산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데 최근 이들 자산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SVB 파산 이후 예금을 제대로 보호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수십억달러에 이르는 자금이 중·소형 은행에서 대형은행으로 이동했다고도 전했다.
중·소형 은행을 겨냥한 규제 강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3일 “은행 파산이 되풀이될 가능성을 줄이도록 의회와 금융 당국에 은행 관련 규제를 강화하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 은행 건전성 규제 기준을 자산 500억달러(약 65조원)에서 2500억달러(약 328조원)로 올리면서 중·소형 은행이 건전성 확보에 소홀해졌다는 인식에서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은 은행 건전성 규제 기준을 500억달러로 다시 낮추는 법안을 14일 발의했다.
골드만삭스는 이 같은 흐름이 미국 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미국 대출 시장에서 중·소형 시장이 차지하는 위상 때문이다. 미국 소비자 대출과 기업대출 시장에서 자산 2500억달러 미만 중·소형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50%, 45%라고 골드만삭스는 추산했다. SVB 파산 파장이 장기화하고 은행 건전성 규제가 강화되면 그만큼 중·소형 은행은 대출에 소극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 골드만삭스는 SVB 파산으로 중·소형 은행 대출이 종전보다 15~40%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인 데이비드 메리클과 마누엘 아베카시스는 이날 메모에서 대출 기준이 강화되면 총수요에 부담을 줄 수 있으며 이는 이미 (통화) 긴축 영향을 받고 있는 국내총생산(GDP) 성장을 둔화시킬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