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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034020)은 국내 유일의 원자력발전 설비 전문기업으로서 자신감이 넘쳤다. 원전 설비에 있어서만큼은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갖고 있으며 해외에서도 여러 건의 주문을 받아놨다는 설명이다.
지난 21일 부산 김해공항에서 자동차로 40여분을 달려 방문한 두산중공업 창원공장은 원자력 공장을 중심으로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마침 이날 한국수력원자력과 울진군은 ‘신한울원전 1~4호기 건설관련 8개 대안사업 합의서’에 서명했다. 15년만에 신한울 원전을 둘러싼 갈등이 해결되면서 이날 두산중공업 주가는 11% 넘게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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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창원시 귀곡동에 있는 두산중공업 창원공장은 부지 규모가 442만9000㎡(약 130만평)로 서울 여의도의 1.5배 크기다. 주조/단조공장, 터빈/발전기공장, 보일러공장, 원자력공장, 담수 조립장으로 이뤄져 있다. 협력업체 직원 1500명 포함 총 6500여명이 근무 중이다. 두산중공업은 창원공장에서 소재부터 최종 가공 제품까지 일괄 생산이 가능하다.
주조 공장에서 고철을 녹여 만든 잉곳(쇳덩어리)을 단조공장으로 보내면 가열로에서 1200도 이상으로 열을 가한 뒤 프레스를 통해 누르고 두드려 발전설비 소재, 선박, 제철, 금형공구강 및 각종 산업설비용 대형 주·단조품을 만든다. 단조공장은 쉽게 말해 현대식으로 자동화한 대장간이다.
단조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워크롤, 크랭크 샤프트, 휴대전화용 케이스 틀, 로터샤프트 등은 정부가 인증한 세계 일류 상품이다.
두산중공업은 성인 남성 20만명이 누르는 힘과 동일한 1만3000t 프레스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다.
이민복 대리는 “세계 최대 수준인 1만7000t 프레스를 갖추기 위해 투자 중”이라며 “더 큰 잉곳을 가공함으로써 경쟁사들이 못하는 대형품을 취급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 대리는 오는 2016년이면 1만7000t 프레스가 가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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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단조공장에서 모양을 잡은 제품은 용도에 따라 터빈/발전기 공장이나 원자력공장으로 이동해 가공·조립된다.
증기·가스·수력터빈 등을 만드는 터빈공장에는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신한울원전 등에 들어갈 터빈들이 조립·포장 공정을 기다리고 있었다. 크기도 35t부터 185t까지 다양했다. 최대 300t 규모의 설비를 다룰 수 있다.
터빈의 날개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인 블레이드는 최고 회전 속도가 마하 2.5에 달한다. 테스트 과정에서 블레이드가 떨어져 나가 공장 천장에 박힌 적이 있을 정도다.
터빈공장의 공정파트를 담당하고 있는 정재봉 차장은 “홈 가공 등 블레이드 조립 공정은 기계를 통해 정밀하게 이뤄진다”며 “소재 가격이 20억~50억에 달하는데다 문제가 생길 경우 전체 제품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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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출입문 옆에 ‘사진 촬영 금지’ 팻말을 큼지막하게 걸어놓은 원자력공장에서는 직경 5.5~6.3미터, 중량 580~800t 규모의 증기발생기와 원자로들이 공장을 가득 메운 채 곳곳에서 용접 중이었다.
이영동 원자력생산1 상무는 “원자력 공장의 핵심 공정은 용접”이라며 “현장 직원들은 모두 관련 자격증을 10여개 정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적용되는 특수용접 기술 수만 최대 26가지다.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겨지는 원자로는 한치의 오차도 용납되지 않는다. 평균 제작기간 3년 중 2년은 품질을 검증하는 데 소요된다.
두산중공업은 원자력 설비를 직접 설계해 생산, 시공, 시운전 및 서비스할 수 있는 국내 유일 업체라는 자부심이 대단했다. 현재 국내에 가동중인 원자력발전소 23기 모두 두산중공업이 제작·공급했다.
이날도 원자력공장에서는 신한울원전은 물론 미국과 UAE에 공급할 원자로와 증기발생기를 용접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원자력 유닛은 원자로, 증기발생기, 가압기, 냉각재펌프 등으로 구성되는데 두산중공업은 연간 5개의 유닛을 제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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