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무주 무풍면 금평리 금자마을(금척(金尺)마을) '구천동복분자' 조현숙(45)씨가 오른손 엄지와 검지, 중지 세 손가락으로 한가운데 복분자를 살며시 잡더니 살짝 돌린다. 쉽게 떨어진다. 복분자는 하나를 중앙에 두고 여섯이 동그랗게 둘러쌌다. 한가운데 복분자는 붉다 못해 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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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분자 체험마을'로 지정된 이곳 금자마을에서는 지난 19일 복분자 수확을 시작했다. "올해는 오늘 처음 따기 시작했어요. 우리 동네에서는 매년 이맘때 복분자 수확을 시작해요. 보름, 그러니까 7월 8일 정도까지 수확하죠. 이틀에 한 번씩, 네 번에서 다섯 번 정도 복분자를 따요."
복분자는 열매 맺히기 한 달 전 수정된다. "인공으로 하지 않고 자연 수정해요. 어디서 어떻게 알고 오는지 벌들이 엄청 와요. 수정만 되면 바로 꽃 피고 나서 열매가 생겨요."
복분자는 이틀마다 익는다고 한다. 복분자는 7~10개 정도가 뭉쳐난다. 한가운데 복분자가 가장 먼저 까맣게 익고, 이틀이 지나면 둘러싸고 있던 복분자 중 하나가 다시 익고, 다시 이틀이 지나면 그 옆에 있는 복분자가 익는다. 이렇게 익은 열매만 하루걸러 한 번씩 따주면 되는 것이다.
일하던 동네 아주머니 한 분이 복분자 하나를 입에 쏙 넣는다. 조씨가 "유기재배하기 때문에 괜찮다"고 했다. "박박 씻을 수 없는 과일이라 농약 사용하기가 좀 그렇더라고요. 8년 전 복분자 농사 시작하면서부터 유기재배했고, 2년 전 인증을 받았어요. 노지 재배하는 것도 유기농 인증받기 위해서예요. 하우스 재배하면 인증 못 받거든요." 그러고 보니 복분자밭 주변이 온통 잡초밭이다. 복분자나무 아래는 병충해를 예방한다는 구절초가 무성하고, 거미줄도 여기저기 널려 있다.
뙤약볕에 까맣게 익은 미지근한 복분자를 입에 넣었다. 새콤달콤하지만 딸기처럼 진하진 않다. 조현숙씨는 "복분자가 원래 무덤덤하다"고 했다. "그래도 이건 단 편이에요. 복분자가 보통 7~8브릭스(당도 측정 단위)인데, 우리 건 12~15브릭스까지 나오더라고요. 일교차가 심해서 그런가 봐요."
하지만 복분자, 맛으로 먹나. 인·철·칼륨을 많이 함유했고 비타민C가 특히 풍부하다. 한방에선 남성의 정력 부족과 여성의 불임 등 '생식기 계통'에 특효라고 치켜세운다. 복분자는 따서 하루만 지나면 무른다는 단점이 있다. 조현숙씨는 "복분자와 설탕을 무게 기준 1대1로 섞어 40일 이상 숙성시켜 엑기스(농축액)로 만들어 상식하면 된다"고 일러줬다. 당장 따가겠다고 달려올 분들 많겠다.
◆복분자 수확 체험 1인 5000원(점심식사 미포함). 수확시기에 한해 복분자를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한다. 1㎏ 1만2000원으로, 최하 5㎏ 이상 판매한다. 5㎏ 기준 택배비·포장비 포함 6만5000원. 문의 (063)324-4893, 010-6388-4893.
◆적상산(赤裳山)은 붉은 절벽이 치마를 두른 것 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높이 400m 적색 계통 퇴적암이 산 중턱을 감싸듯 노출돼 있다. 산정호수까지 이어진 도로는 풍광이 빼어나 드라이브 코스로 인기 높다. 무주군 적상면 북창리 119-1, (063)322-4174
적상산 중턱에 지난 13일 머루와인저장고가 오픈했다. 양수발전소 건립 당시 작업터널을 개조했다. 머루와인을 맛볼 수 있는 라운지와 전통찻집, 특산물판매점도 있다.
반딧불이는 무주의 상징. 반디랜드에는 반딧불이를 비롯, 2000여종 1만3500마리의 세계 곤충 표본과 200여종의 식물을 볼 수 있다. 어른 3000원, 청소년(중·고교생) 2000원, 아동(5세~초등생) 1000원. 반디별천문과학관은 별도 요금(어른 3000원, 청소년 2000원, 아동 1000원)을 내야 한다. (063)324-1155· www.bandiland.com
한국 12대 명산 중 하나인 덕유산은 너무 유명해 굳이 설명해야 하나 싶다. 무주군 설천면 삼공리. (063)322-3174·www.knps.or.kr/dog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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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고속도로-대전통영고속도로-무주IC-국도30번 무주방향-나제통문-무풍면 금평리-금자마을(서울 출발 기준 약 3시간)
◆무주군 문화관광과 (063)320-2546~8
관광안내소 (063)324-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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