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은 “정맥순환장애 또는 정맥부전은 하지정맥의 판막이 약하게 타고 났거나, 오랜 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하는 직업을 영위하는 사람들에게 나타난다”며 “피부색의 변화나 피부 궤양이 동반된다면 하지정맥류가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즉 정맥순환장애는 하지정맥류의 전조증상일 수 있으므로 이를 유발하는 환경을 고치고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위치시키고 자주 쉬는 등 릴랙스를 해줄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선되지 않으면 정밀진단이 요구된다.
고질적이고 난치성인 다리부종은 림프부종인지 의심해봐야 한다. 림프부종은 림프관이 손상돼 림프관 사이의 조직(간질)에 체내 단백질 성분이 함유된 수분이 축적됨으로써 주로 팔뚝이나 다리가 퉁퉁 붓는다. 림프관이 밀집한 데가 겨드랑이와 사타구니 인근이기 때문이다.
심영기 원장은 “림프부종은 크게 선천적으로 림프 기능이 저하돼 나타나는 1차성과 암 수술 시 전이를 막기 위해 주변부에 위치한 림프절을 제거한 뒤 림프순환계의 흐름이 막혔을 때 발생하는 2차성으로 나뉜다”며 “1차성은 6000명 중 한 명 꼴로 매우 드물고, 병원을 찾아오는 대부분의 환자는 암 수술의 여파로 생긴 2차성”이라고 설명했다. 유방암 수술 후에는 팔뚝이 붓고, 자궁암 또는 난소암 수술에서는 하지가 붓게 된다.
림프부종은 과거는 물론 지금도 오염된 림프계를 걷어내는 미세림프절제술, 손상된 림프계에 건강한 림프계를 이식하는 림프절전이술, 지방흡입의 원리를 이용한 림프흡입술(림프배액술) 등이 시도되고 있으나 모두 림프계를 손상시키는 과정이 수반되므로 치료 만족도가 썩 높지 않다. 효과가 미온적이거나 일시적인 경우가 많다.
심영기 원장은 “림프전이술, 림프흡입술, 줄기세포수술의 장점만을 응용해 복합수술을 하면 6개월 후 환자 대부분이 평균 30% 이상의 다리부종 부피 감소 효과를 볼 수 있다”며 “하지만 2014년부터 최근까지의 치료성적을 리뷰한 결과 림프부종은 ‘수술보다는 관리가 더 낫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심 원장이 창안해 작년부터 확산시키고 있는 게 일명 ‘데코벨’ 요법이다. 디톡스(림프해독, DEtox), 압박요법(COmpression, 압박붕대 및 압박스타킹), 붕대요법(Bandage), 림프슬러지 전기자극 용해법(ELcure)의 의미를 담은 약어다. 붕대요법은 압박요법과 같은 범주이며, 압박붕대의 효과가 압박스타킹 착용보다 10배 이상 효과가 좋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심 원장은 “데코벨 요법을 1~2주에 한번 꾸준히 받으면 환자 대부분이 1년 뒤 많게는 60%, 평균적으로 30%가량 다리부종의 부피가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수술의 후유증이나 비용을 고려할 때 굳이 수술을 고집할 필요는 없고 인내심을 갖고 데코벨요법으로 관리해나갈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데코벨의 요지는 △림프마사지로 림프액을 원래 있던 곳으로 돌려놓고, 좌훈·관장·식물영양소 섭취 등을 통해 몸을 해독시키고 △의료용 압박붕대로 다리의 피를 상반신으로 짜올려주는 노력을 하며 △엘큐어리젠요법이라는 최신 전기자극치료기로 림프 슬러지가 녹아나와 배출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압박붕대는 의료용이어야지 일반 탄력붕대를 감으면 오히려 더 약화될 수 있다. 저탄력 수입품이 효과적이고, 체계적으로 붕대 감는 법을 익혀야 한다. 엘큐어리젠 치료기는 100 ~ 800 마이크로암페어(㎂) 수준의 미세전류를 1,500~ 3,000V의 고전압으로 피부 아래 깊숙이 병든 세포 단위까지 흘려보낸다. 이런 특성 때문에 림프 슬러지를 녹일 수 있다. 일반적인 중간 정도의 전류의 세기와 전압을 이용한 전기자극치료기는 이런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심영기 원장은 “압박붕대를 풀면 금세 부종이 다시 부어오른다고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았는데 2018년 엘큐어리젠요법(옛 호아타요법)을 시행한 이후 이런 불만이 현저하게 줄었다”며 “조기에 치료받을수록 피부 변성이 적게 와서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이어 “림프부종에서 외과적 수술이 잠시 가시적인 효과를 보일 수 있지만 림프부종이 만성 내과질환 속성을 지닌 만큼 데코벨 요법으로 꾸준히 관리하면서 림프 생태계의 복원을 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