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개천절을 맞아 보수단체가 서울 도심에서 3만명 대규모 집회를 열면서 인근 도로가 모두 마비됐다. 연일 이어지는 우천 상황 속에서도 보수단체 회원들은 우비를 입고 우산을 든 채 집회에 참석했다. 경찰과 물리적 충돌은 없었지만 도로가 가득 찬 탓에 참가자들조차 이동이 쉽지 않았고 일반 시민들은 눈살을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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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각지에서 모인 인파로 인해 광화문 일대뿐 아니라 중구 시청 인근 도로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곳곳에 배치된 경력과 궂은 날씨까지 겹치며 도로 통행은 평소 집회 현장보다 더욱 복잡한 모습을 보였다. 참가자들은 곳곳에 설치된 전광판으로 집회를 시청하는가 하면 건물 밑에서 비를 피하거나 지하철 역사 내부에 옹기종기 앉아 음식을 섭취하기도 했다.
직접 발언에 나선 전 목사는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여러분들이 진정한 대한민국의 주인이다”며 “윤석열을 지켜야 한다”고 외쳤다. 참가자들은 연신 “할렐루야”를 외치는 등 함성을 지르며 연호했다. 자유통일당 관계자는 “광화문에서 남대문까지 양쪽으로 꽉 찼다”며 “작년 코로나 때 진행한 개천절 집회 때보다 2배는 더 온 것 같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명예회복 등을 주장하는 ‘천만인 명예회복 운동본부’가 낮 12시 30분부터 서울 중구 옛 삼성 본관 건물에서 집회를 연 뒤 종각역까지 행진했다. 4·15 부정선거 국민투쟁본부는 오후 2시부터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집회를 연 후 동아일보 건물 인근까지 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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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정류장에서 얼굴을 찌푸리던 김모(32·여)씨는 “친구들과 광화문 근처로 놀러 나왔는데 버스가 30분 째 잡히지 않아서 지하철 타러 가는 중”이라며 “집회가 열리는 것을 미리 알았다면 다른 곳으로 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모(34·남)씨 또한 “여자친구와 나들이 나왔는데 날을 잘못 잡은 거 같다”며 “소음 때문에 거리를 다닐 수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경찰은 이날 집회에 대비해 집회·행진 구간에 안내 입간판 등을 40개 설치하고 교통경찰 300여 명을 배치했다. 광화문 인근엔 가벽을 설치해 통행을 제한하기도 했는데, 가벽 출입구가 좁은 탓에 통행이 원활하지 않자 참가자들은 “막지 마라”며 경찰을 향해 소리치기도 했다. 시청으로 진입하는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은 서울역까지만 운행하고 우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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