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오상용기자] 국내 주요 기업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이 급증하는 가운데 한국 정부는 이들 외국인주주가 재벌개혁에 동참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20일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한국 재벌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조용한 침공이 시작됐다"며 최근 국내 10대 기업에 대한 외국인 지분증가세 및 이를 둘러싼 국내의 엇갈린 반응과 함게 정부관계자들의 입장을 소상히 전했다.
최근 국내 알짜기업의 외국인지분 증가를 둘러싸고 여론은 `국부 유출이다`, `기업투명성 제고의 계기다`라며 엇갈리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권태신 청와대 정책기획비서관(전 재정경제부 국제업무정책관)과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의 최근 발언을 인용하며 "한국의 정부 관리들은 재벌기업이 서구 회계기준과 경영지배구조를 갖출 수 있도록 개혁하는 데 외국인투자자들이 동반자가 돼 주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의 주식매집은 국내대표 재벌인 삼성그룹 계열사와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등에서 두드러진다. 삼성그룹에 대한 외국인지분율은 55.4%에 이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외인지분율은 60%에 달하고 있고, 국내 최대 자동차업체인 현대자동차의 경우 외국인 지분율이 46.9%를 차지하고 있다. 이달초순 주식시장 폭락에도 불구 대기업집단에 대한 외국인의 지분율은 48.8%에 달했다. 상장기업 전체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달 43%로 9개월전 35.6%에 비해 7.4%포인트 늘었다.
이같은 추세에도 불구 한국기업의 디스카운트는 여전한데 이는 바로 기업회계의 불투명성과 기업지배구조 문제 때문으로 분석됐다. 몇몇 애널리스트들은 "두달전 삼성전자가 그룹내 부실 계열사인 삼성카드에 5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지원한 사례가 이같은 문제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그룹과 전국경제인연합은 최근 재벌계열 금융사의 의결권 제한 등 정부의 일련의 조치가 핵심 산업의 지배권을 외국인에 넘겨줘 국부를 유출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물론 시민단체를 비롯한 일부 진영의 의견은 다르다. 뉴욕타임스는 장하성 고려대 교수의 말을 인용, "주주행동주의자들은 향후 한국시장의 미래를 둘러싼 한판싸움에서 외국인 주주들이 향후 기업지배구조 개선 및 소액주주 권리 향상 등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토마스 허버드 주한 미국 대사도 "지금까지 외국인 주주의 영향력은 높지 않았지만, 한국기업들은 앞으로 더욱더 외국인 주주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