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경우 대안이 될 수 있는 전신마취는 마취제를 통해 의식을 소실시키고, 감각기능 중 아픔을 느끼는 통각(痛覺)을 억제하는 마취방법 중 하나다. 전신마취 시 의식이 소실되어 치과 치료에 공포를 가지고 있는 환자도 편안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으며, 구역 반사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국소마취제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환자에게 전신마취는 유일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전신마취제는 국소마취제와 작용 기전이 다르므로, 국소마취제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환자가 전신마취제에도 반응을 보이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실제로 치과 치료에 대한 공포와 불안이 큰 환자들이 전신마취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European Journal of Oral Science(2009)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치과 치료에 강한 공포를 느끼는 사람은 약 20% 전후로 알려져 있으며 그중에서도 치료를 받기 어려울 정도의 극심한 공포를 느끼는 사람은 약 3~5% 사이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소아나 지적장애가 있는 환자는 치과 치료에 불안과 공포를 보이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일반적인 행동조절방법이나 치과진정법(아산화질소나 진정약물을 이용한 의식의 억제를 통해 진정상태를 유도하는 방법)으로 협조가 어려운 경우에는 전신마취 하 치과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서울대치과병원 소아치과 신터전 교수(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는 “전신마취 하에 치과 치료를 받는 소아환자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대개 치과진정법으로 시행하기 어려운 치료가 계획되어 있거나 진정법이 실패한 경우 전신마취를 시행하지만, 자녀가 치과 치료에 대한 부정적인 경험으로 힘들어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보호자가 처음부터 전신마취를 요청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치과 치료 협조가 어려운 치과영역 중증 장애인은 치료를 위해 전신마취 이외에는 대안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울대치과병원 중앙장애인구강진료센터에 내원한 전체 장애인환자 중 전신마취를 시행한 비율은 2019년 9.1%에서 2020년 10.7%로 증가하였으며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서울대치과병원 중앙장애인구강진료센터 김지은 교수(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는 “치과영역 중증 장애인은 낮은 협조도로 인해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치과 치료가 어려우며, 대부분 전신마취 하 치료를 필요로 한다”며, “이러한 환자들 대부분이 전신질환을 함께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마취의 난이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에 신터전 교수는 “대부분의 치과 치료가 국소마취 하에 이루어지지만 국소마취로 치과 치료를 받기 어려운 환자에게 전신마취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라며, “안전한 전신마취를 위해 필요한 시설과 효율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경험이 많은 마취과 의료진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전신마취 수요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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