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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현 월북 때와 똑같은 상황"...이번엔 왜 돌아갔을까?

박지혜 기자I 2020.07.27 09:01:22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임지현 월북 때와 똑같은 상황이 벌어질 거다”

탈북민 유튜버 ‘개성아낙’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진아 씨가 코로나19 의심 탈북민 김모(24) 씨가 월북했다는 소식에 유튜브 방송에서 한 말이다.

김 씨가 평소 친분이 있었다는 개성아낙은 “임지현도 한국에 왔을 때 대학을 가자며 함께 공부했던 친구”라며 “아마 김 씨도 임지현 때와 같이 ‘썩어빠진 자본주의 남조선 사회에서 3년 동안 방랑하며 일자리와 직업, 돈도 없이 떠돌다 사회주의 조국에 안긴 아무개 씨’로 (북한) 언론에 얼굴이 도용될 것”이라고 했다.

임지현(북한명 전혜성) 씨는 국내 모 방송사에서 방영한 탈북자 관련 프로그램에 출연했다가 2017년 북한으로 돌아간 뒤 북한 매체에 출연해 한국 사회를 비판했다.

임 씨는 재입북 후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에 등장해 “잘 먹고 돈도 많이 벌 수 있다는 환상을 갖고 남조선에서 돈을 벌기 위해 술집 등을 떠돌아 다녔지만 돈으로 좌우되는 남조선에서 육체적, 정신적 고통만 따랐다”고 밝혔다.

북한 ‘우리민족끼리’에 출연한 임지현 씨 (사진=뉴시스)
김씨의 탈북 사유는 아직 명확히 밝혀진 바 없다.

다만 그가 지난달 김포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지인인 탈북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 씨는 3년 전 탈북할 때 한강 하류를 헤엄쳐 건너 교동도로 들어왔는데, 군 당국은 이번에도 김 씨가 같은 경로로 월북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앞서 지난 26일 북한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3년 전 북한을 탈출한 주민이 지난 19일 월북해 개성으로 왔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닷새가 흐른 뒤 이를 확인하고 이 사람의 분비물와 혈액을 검사한 결과, 코로나19 감염자로 의심할 만한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즉각 개성시를 완전 봉쇄하고 접촉자들을 검진, 격리 조치하라고 지시한 데 이어, 노동당 정치국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해 최대비상방역체계로 전환한다고 선포했다.

그동안 ‘코로나19 청정국’을 자처해온 북한이 김씨를 확진 환자로 판정한다면, 북한 내 첫 공식 확진자가 된다.

이에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이 향후 자국 내 코로나19 확산의 책임을 우리 측에 돌리려 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이를 핑계로 우리 측에 대규모 방역 지원을 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 씨의 코로나19 감염 여부에 대해선 정부가 아직 공식 확인은 하지 않았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26일 열린 중대본 정례브리핑에서 신원만 확인되면 바로 확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후 군 당국과 통일부 등 관계기관들이 월북자를 김 씨로 특정했다.

따라서 27일 오전 열릴 중대본 브리핑에서 김 씨의 확진 여부에 관한 설명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한편, 우리 군 당국은 김 씨의 월북 사실을 북한 매체 보도 이후 8시간이 지난 뒤 파악해 경계 실패 파장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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