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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전일 하야시 외무상은 친 부장과 오찬을 진행하고, 오후에는 리창 총리와의 면담, 왕 위원과의 만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왕 위원은 하야시 외무상에게 “현재의 중일 관계는 일반적으로 안정적이지만 소음과 간섭이 때때로 나타났다”면서 “근본적인 이유는 일본의 일부 세력이 의도적으로 미국의 잘못된 중국 정책을 따르고 미국과 협력해 중국의 핵심 이익과 관련된 문제를 비방하고 도발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친 부장 역시 하야시 외무상에게 ‘나쁜 사람의 앞잡이’를 비유하는 ‘위호작창’을 인용해 “미국의 술책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호랑이에 잡아먹혀 귀신이 된 뒤 다른 사람들도 홀려 호랑이 밥이 되게 만든다는 성어로, 미국과 일본을 각각 호랑이와 귀신으로 비유했다.
두 사람의 공격적인 발언은 지난달 31일 일본 정부가 첨단반도체 관련 물품 수출에 경제산업상의 허가가 필요한 품목을 확대하기 위해 관련 법률의 하위 규정을 개정한다고 공식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수출 통제 대상 품목은 섬세한 회로 패턴을 기판에 기록하는 노광장치, 세정·검사에 사용하는 장치 등 23개다. 일본 정부는 중국을 명시하지 않았으나, 미국의 반도체 대중 수출 통제에 보조를 맞춘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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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양측은 중국 현지에서 간첩 혐의로 구속된 일본 제약업체 직원 사건을 비롯해 대만 문제와 양국의 영유권 분쟁 지역인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 中이례적 환대…“양국 관계 개선은 지켜봐야”
하야시 외무상은 일본 외무상으로서 3년 만에 중국을 방문했다. 중국 측은 친 부장뿐만 아니라 왕 위원, 중국 서열 2위 리 총리까지 환대에 나서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대해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GT)는 “중국 측의 예우는 양국 관계에 중국이 부여하고 있는 진정성과 중요성을 반영한다”고 짚었다. 특히 양국 관계가 악화된 시점에서 하야시 외무상의 방문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건설적인 의미가 있다”고 GT는 설명했다.
하지만 GT는 “중국의 급속한 발전을 불필요하게 우려하고 심지어 중국이 강해진 후 일본을 목표로 삼을 것이라고 두려워 하는 대신 일본은 이웃 국가에서 불러 일으킨 심각한 우려를 걱정해야 한다”면서 일본의 방위비 확대와 ‘반격 능력’ 확대 결정을 지적했다.
양시위 중국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번 햐이시 외무상 방문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으나 대화를 재개할 수 있는 문을 열었다”면서도 “이 기회가 실질적인 개선으로 바뀔 수 있을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