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주생산 이유로 우수제품 지정 취소…法 "재량권 일탈·남용"

성주원 기자I 2025.12.01 07:00:00

구조물 외주로 우수제품 지정 취소
재판부 "기준 불명확, 불이익 과중"
위반 인정하되 ''재량권 남용'' 판단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조달청이 태양광발전시스템 업체의 우수제품 지정을 취소한 처분에 대해 법원이 “조달청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며 처분 취소 판결을 내렸다.

서울행정법원. (사진=백주아 기자)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진현섭)는 케이디파워가 조달청장을 상대로 낸 입찰참가자격제한처분 등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원고 케이디파워는 2015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조달청으로부터 태양광발전시스템을 우수제품으로 지정받았다. 조달청과 수의계약을 맺고 각 수요기관에 제품을 납품해왔다.

그러나 조달청은 지난해 9월 “원고가 계약 이행 과정에서 태양광발전장치 중 구조물에 관한 직접생산의무를 위반했다”며 우수제품 지정을 취소했다. 원고가 총 42곳의 수요기관에 태양광발전장치를 납품하면서 다수 업체에 구조물 제작뿐 아니라 일부는 설치까지 일괄 발주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케이디파워는 조달청의 우수제품 지정 취소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소를 제기했다.

재판부는 우선 원고가 직접생산의무를 위반한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재판부는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 직접생산 확인기준은 원칙적으로 태양광발전장치 전체를 직접 생산하도록 규정하면서 예외적으로 구성품 중 일부만 외주 생산이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구조물’이나 그 일부인 ‘지지대’ 등은 외주 생산이 가능하다고 규정하지 않았다”며 “구조물이 직접생산 대상에 포함되고, 원고가 다수 업체에 구조물 제작뿐 아니라 일부는 설치까지 일괄 발주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조달청의 취소 처분이 과중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직접생산 확인기준이 태양광발전장치 구성품 중 직접생산 대상이 되는 구조물의 종류나 범위 등을 상세히 규정하지 않은 등 해석상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를 뒀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준의 해석 및 적용에 따른 불이익을 원고에게 모두 전가하는 건 부당하다고 볼 여지가 있다”며 “이러한 사정은 처분의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중점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해 11월 폐지제정한 새 기준에서 구조물의 직접생산을 “구조물을 현장에 설치하는 것”으로 한정한 점을 언급했다. 재판부는 “이는 태양광발전장치 제조업체가 구조물의 구성품인 지지대 등의 철제제품을 직접 제조까지 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원고에 대한 제재 필요성도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수요기관 요청에 따라 태양광발전장치를 성실히 납품했고, 설치 완료된 태양광발전장치는 정상 작동하고 있다”며 “태양광발전장치나 구조물의 안전성이 객관적으로 저하됐다거나 기능상 결함이 발생했다고 인정할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반면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은 지나치게 크다고 봤다. 재판부는 “원고는 이전에 계약의 부정한 이행 등을 이유로 제재처분을 받은 전력이 전혀 없다”며 “우수제품 지정이 취소될 경우 제재 필요성에 비해 원고가 지나치게 큰 불이익을 입게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처분으로 달성할 수 있는 공익에 비해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이 지나치게 커 비례의 원칙을 위반해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며 “처분사유가 인정되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처분은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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