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단교' 온두라스, 中베이징에 주중대사관 개설

김겨레 기자I 2023.06.11 18:37:39

온두라스 카스트로 대통령 중국 국빈 방문 맞춰 개소
카스트로, 대선 공약서 ''대만 단교후 中과 수교'' 공약
브릭스 NDB 가입 요청·화웨이 방문 등 친중 일정 소화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지난 3월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를 맺은 온두라스가 11일(현지시간) 중국 주재 대사관을 개관했다.

온두라스의 시오마라 카스트로 대통령(가운데)이 8일 시진핑 국가주석의 초대로 방중, 상하이 공항에 도착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친강 외교부장은 이날 엔리케 레이나 온두라스 외무장관과 함께 베이징 주재 온두라스 대사관 개소식에 참석했다. 친 부장은 개소식에서 “중국과 온두라스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기초해 공식적으로 외교 관계를 수립하고, 양국 국민의 오랜 염원을 실현하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는 것이 국제 정의이자 시대적 흐름”이라고 밝혔다.

대사관 개관은 시오마라 카스트로 온두라스 대통령이 지난 9일부터 중국을 국빈 방문하는 가운데 진행됐다. 카스트로 대통령은 상하이에서 별도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10일 상하이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신개발은행(NDB) 본사를 찾아 온두라스의 가입을 정식 요청했다. 브릭스 NDB는 달러 중심의 금융체제에 대항하기 위해 브릭스가 설립한 금융기관이다. 카스트로 대통령은 이후 화웨이 연구개발센터를 방문해 량화 회장과 디지털 분야에서의 협력 등을 논의했다.

화웨이가 미국의 전방위 제재를 받고 있는 만큼, 카스트로 대통령이 화웨이를 방문한 것은 온두라스가 중국의 편에 섰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일정으로 풀이된다. 또한 카스트로 대통령의 일정이 지난 4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의 방중 일정과 동일하다는 점도 주목된다. 룰라 대통령은 당시 국제 무역에서 달러 지배를 비판하며 확실한 친중 행보를 보여줬다.

온두라스는 1941년 대만과 수교 이후 82년 동안 관계를 이어왔으나 지난 3월 단교 후 중국과 수교하는 방향으로 돌아섰다. 좌파 성향의 카스트로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온두라스의 단교로 현재 대만의 수교국은 과테말라·파라과이 등 13개국으로 줄었다. 알프레드 우 싱가포르 국립대학 부교수는 AP통신에 “중국은 비용에 관계없이 외교 동맹에서 대만을 제외하는 것을 가치 있는 일로 여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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