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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방의 핵심은 UAE의 적국이 이란이 맞느냐 아니냐다. 정치권의 공방도 문제의 발언이 사실에 근거했느냐 여부에 따라 갈리기 때문이다. 실상 UAE가 적국으로 이란을 상정했는지 확인할 방법은 없다. 다만 과거 관련 기사들에서 UAE와 이란의 관계를 엿볼 수는 있다.
연합뉴스가 지난 5월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사를 인용해 보도한 기사(푸틴 때문에 30년 만에 고삐 풀린 ‘핵 망령’)를 살펴보면 “서방과 핵 협상을 진행 중인 이란은 물론 이란의 주적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도 품고 있는 생각”이라는 대목이 나온다. 이란의 주적으로 UAE를 적시했다.
지난 2020년 8월 24일 조선일보에 실린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의 글([新중동천일야화] 이란 위협 앞에 아브라함의 이름으로 손잡는 아랍과 이스라엘)에서도 UAE가 적국 이스라엘과 손을 잡으려는 배경으로 이란을 언급하며 ‘최대 위협’이라고 표현했다.
야당 의원의 발언에서도 UAE의 적은 이란이란 발언을 찾아볼 수 있다. 지난 2018년 1월 3일 당시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특사 자격으로 UAE에 방문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아랍에미리트의 주적이라고 볼 수 있는 이란의 군사 위협이 점차 가중되고...”라고 말했다. 여기서도 UAE의 적으로 이란이라고 언급했다.
국내 정계, 학계뿐만 아니라 외신에서도 이란을 UAE의 적 혹은 최대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기조는 우리 정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현동 외교부 제1차관에게 “UAE 국민 입장에서 가장 위협을 느끼는 국가는 어디냐. 이란이 아니냐”고 질문하자, 조 차관은 “그렇게 알려져 있다”고 에둘러 답했다.
대통령실의 입장은 단호하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사실에 기반한 것으로 더이상 정쟁으로 활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의 국익외교를 근거없는 허무맹랑한 거짓주장으로 혹세무민화 하려는 구시대적 정략적 발상에는 끝까지 팩트 추정을 해 정면대응할 생각”이라며 “국민을 속이려는 정치는 이제 막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