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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무료" 외친 맘다니…뉴욕 승객 절반은 이미 '공짜 탑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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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윤 기자I 2026.07.29 05: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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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버스 승객 두 명 중 한 명은 이미 '공짜 탑승'
MTA "무료화 논의가 시민 인식 바꾸고 있다" 우려
팬데믹 이후 무임승차 고착화…상반기 운임수입 3570만달러 미달
맘다니 "무료 버스 계속 추진"…교통당국과 온도차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버스는 아직 무료가 아니다. 그런데 시민들은 이미 무료처럼 타고 있다.”

뉴욕시 대중교통을 운영하는 MTA(광역교통공사)가 최근 직면한 고민을 한 문장으로 압축하면 이렇다.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이 ‘버스 무료화’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고 추진 의지를 거듭 밝히는 가운데 뉴욕시 버스 승객 절반가량이 이미 요금을 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MTA는 단순히 무임승차가 늘어난 것보다 ‘버스는 어차피 공짜가 될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는 현상을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조란 맘다니 미국 뉴욕시장이 뉴욕 맨해튼에서 기자회견장으로 향하기 위해 M57 버스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AFP)
조란 맘다니 미국 뉴욕시장이 뉴욕 맨해튼에서 기자회견장으로 향하기 위해 M57 버스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AFP)
28일(현지시간) MTA에 따르면 올해 1~6월 뉴욕시 버스 이용객의 약 49%가 요금을 내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4분기와 거의 같은 수준이며 직전 분기 44%보다도 높아진 수치다. 버스 승객 두 명 가운데 한 명꼴로 운임을 내지 않은 셈이다.

이는 MTA가 올해 초 세웠던 목표와는 정반대 결과다. MTA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만연한 무임승차를 줄이기 위해 검표를 강화하고 승하차 시스템을 개선하는 등 각종 대책을 시행하면서 올해 무임승차율을 약 2%포인트 낮출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무임승차율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고 최근에는 다시 절반 수준으로 올라섰다.

MTA 내부에서는 무료 버스 논의가 시민들의 심리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닐 주커먼 MTA 재정위원장은 27일 열린 재정위원회 회의에서 “버스를 무료화하려는 정치적·경제적 이유는 이해한다”면서도 “현재 MTA에는 올바른 접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무료라는 인식이 실제 무료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무료화에 대한 이야기만으로도 MTA 재정에는 실질적인 영향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직 버스는 무료가 아닌데도 시민들이 ‘어차피 무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요금을 내지 않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주장이다.

MTA는 이 같은 현상이 단순한 질서 문제를 넘어 재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 버스 운임 수입은 당초 예산보다 3570만달러 부족했다. 지난해 버스 운임 수입이 약 8억5000만달러에 달했던 점을 고려하면 무임승차 증가는 대중교통 운영 재원에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팬데믹이 남긴 ‘공짜 버스’의 기억…운전기사는 왜 막지 않나

뉴욕의 무임승차 문제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부터 본격화했다. 당시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앞문 승차를 제한하면서 버스는 한동안 사실상 무료로 운영됐다. 그 결과 2020년 말 23% 수준이던 무임승차율은 2024년 2분기 50.6%까지 치솟았다.

이후 MTA는 검표를 강화하면서 지난해 3분기 무임승차율을 44%까지 낮추는 데 성공했지만 상승세를 완전히 꺾지는 못했다. 올해 들어 다시 절반 수준으로 높아지면서 팬데믹 기간 형성된 ‘버스는 그냥 타는 것’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뉴욕 시내버스는 승객이 앞문으로 탑승하면서 비접촉식 결제수단인 OMNY나 메트로카드를 단말기에 대고 요금을 내는 방식이다.

다만 운전기사가 승객 한 명 한 명의 결제 여부를 확인하거나 무임승차 승객의 탑승을 물리적으로 막지는 않는다. 운전기사는 차량 운행과 승객 안전을 우선적으로 책임지고 있으며, 요금 시비로 운행이 지연되거나 충돌이 발생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현장에서 직접 단속하는 역할은 제한적이다.

승객이 단말기에 카드나 휴대전화를 대지 않고 그대로 지나가더라도 버스가 출발하는 경우가 많은 이유다. 앞문으로 탄 승객이 운전기사 옆을 지나면서 요금을 내지 않거나, 정류장에서 뒷문이 열릴 때 이를 통해 탑승하는 방식도 무임승차 수법으로 지적된다.

뉴욕 버스의 운임 징수는 운전기사가 승차 단계에서 모든 승객을 통제하는 방식보다는 별도의 단속요원이 무작위로 버스에 올라 결제 여부를 확인하는 사후 검표에 가깝다. 평소 검표를 마주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 승객들이 요금을 내지 않고 탑승하면서 무임승차가 확산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자이 파텔 MTA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재정계획에는 무임승차가 점진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반영했지만 현실은 예상했던 속도로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MTA는 최근 ‘이글팀(Eagle Teams)’으로 불리는 비무장 단속요원을 버스에 집중 배치했다. 이들은 정류장이나 버스에 무작위로 투입돼 승객들의 요금 납부 여부를 확인한다.

특히 휴대용 단말기를 이용해 승객이 휴대전화나 신용카드로 OMNY 결제를 했는지를 확인하는 유럽식 검표 방식도 확대하고 있다. 승객이 실제로 요금을 결제했다면 단속요원의 단말기에 관련 기록이 표시되며, 요금을 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 범칙금이 부과될 수 있다.

MTA는 운전기사에게 단속 부담을 지우는 대신 별도의 검표 인력을 늘리고 단속 빈도를 높여 자발적인 운임 납부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승객들이 언제든 검표를 받을 수 있다고 인식하게 해야 무임승차율을 낮출 수 있다는 판단이다.

뉴욕 버스 내부 (사진=AFP)
뉴욕 버스 내부 (사진=AFP)
맘다니 “생활비 부담 덜어야”…MTA는 운임 징수 강화

무료 버스를 둘러싼 논쟁은 정치권으로 이어지고 있다. 맘다니 시장은 무료 버스 공약을 거둘 뜻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달 초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와 MTA 관계자들과 함께 버스 전용차로 확대, 신호체계 개선, 모든 문 승하차 확대 등을 담은 버스 속도 개선 대책을 발표하면서도 “우리는 버스 무료화를 계속 믿을 뿐 아니라 이를 실현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대책에는 무료 버스 정책이 포함되지 않았다. MTA는 뉴욕주 산하기관으로 뉴욕시가 직접 운영하지 않는다. 뉴욕시장이 MTA 이사진 일부를 추천하고 정책에 일정 부분 영향력을 행사할 수는 있지만, 버스 무료화를 추진하려면 뉴욕주와 MTA의 협조가 필요하다.

맘다니 측은 무료 버스 정책이 생활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핵심 공약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버스요금 부담이 저소득층과 장거리 통근자들에게 상대적으로 더 크게 작용하는 만큼 대중교통을 공공서비스 차원에서 제공해야 한다는 논리다.

맘다니 대변인 제러미 에드워즈는 “일부 시민들이 버스요금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현실은 뉴욕의 생활비 위기를 보여준다”며 “출근을 할지,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줄지, 버스요금을 낼지 다른 생활비를 낼지를 고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은 모든 뉴욕 시민이 보다 저렴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계속 전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MTA는 무료화 논의와 별개로 현재 부과되는 운임을 제대로 거두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무임승차율이 절반에 육박하고 운임 수입마저 예산을 밑도는 상황에서 요금 징수 체계를 느슨하게 운영할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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