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서울시가 올해 여름철 폭염을 앞두고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차열효과가 입증된 ‘쿨 루프’(Cool Roof) 시공방식을 민간건물에 적용한다. 건물 옥상에 차열 페인트를 도색해 건물 온도를 낮추는 쿨루프 시공이 건물 온도를 크게 낮추는 것을 확인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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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이데일리가 입수한 서울시의 쿨루프 시공 실증 확인서에 따르면 시는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와 지난해 8월부터 지난 2월까지 서울 강서구의 임대주택에서 쿨루프 실증사업을 진행했다.
실증 결과에 따르면 쿨루프 시공을 한 건물은 여름철 건물 표면 온도의 경우 9.2℃, 실내온도는 1.8℃가 각각 낮아졌다. 건물 온도가 낮아지면서 냉방량도 기존보다 평균 26.4% 감소했다. 반면 동절기에는 표면온도만 0.7℃ 떨어질 뿐 실내온도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어서 난방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쿨루프는 건물 옥상이나 외벽에 태양광 반사율이 높은 차열페인트를 발라 건물의 실내외 온도를 낮추는 시공법이다. 검정색 표면보다 표면온도를 평균 28~33℃ 낮추고, 실내 온도도 1~3℃ 가량 떨어뜨려서 냉방에너지 절감 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비는 도색작업 1㎡당 5만원 내외라 비용 대비 에너지 감축효과가 크다.
서울시는 올해 완료된 실증 결과를 토대로 쿨루프 지원사업을 공공건물에서 민간건물까지 확대한다. 기존에는 예산상의 한계로 경로당과 어린이집, 주민센터를 비롯한 공공건물만 지원했지만 올해는 처음으로 취약계층 거주지와 복지관 등 민간건물까지 지원 범위를 넓혔다. 자치구 공모 등의 방식으로 선정된 147개소 중 현재 64개소가 시공을 마쳤다.
5월 중순에 온열질환자 사망…“일반가구 지원 방안도 검토”
시가 쿨루프 지원을 확대하게 된 배경에는 기후변화로 인해 갈수록 심해지는 폭염이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16일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통해 서울의 한 80대 남성이 온열질환으로 숨졌다. 질병청이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가 시작된 이래 가장 이른 사례다.
이 같은 온열질환 피해는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기상청은 3개월 날씨 전망에서 올해 5~7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나라 주변 해역으로 따뜻한 해류가 유지돼 고기압성 순환이 강화되고, 해수면 온도가 높게 유지되면서다. 지난해 서울의 폭염일수는 28일로 역대 3위였다. 가장 긴 폭염은 35일을 기록한 2018년에 발생했다.
서울시는 보호 사각지대에 놓인 고위험층이 많아 쿨루프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지난달 ‘도시 폭염 대응을 위한 무더위쉼터 서비스 사각지대 및 취약성 분석’ 보고서에서 서울 폭염 취약계층 거주 지역의 약 28%는 도보로 5분 안에 무더위쉼터를 이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서울 전역을 100m 격자 단위로 분석한 결과 취약계층이 거주하지만 무더위쉼터 서비스 권역에서 벗어난 사각지대는 전체 5300개 격자 중 1482개에 달했다. 보고서는 “폭염 고위험 및 고취약지역이 서울 남서부 권역을 중심으로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며 “특히 중랑구, 도봉구, 서대문구 등 지역은 사각지대 개수가 무더위 쉼터 수를 크게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시공사 관계자인 정찬수 씨는 “지원을 받는 주민들은 대부분 옥상에서 채소를 키우거나 장독대를 두고 있어 하나의 생활공간으로 쓴다”며 “7월 오후에는 뜨거운 열기 때문에 올라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어 “차열페인트를 칠하면 전기요금을 월 2만~3만원 아낄 수 있다보니 시공업자들의 방문을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시는 기후변화에 발맞춰 추가 지원 확대도 검토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폭염이 자연재난에 포함되고, 도시열섬현상이 심각한 상황이므로 쿨루프 확대 계획은 취약계층을 위한 예산 확보 등을 우선한다”며 “일반 가구에 대한 지원 근거와 방안도 마련해 나갈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