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황·머스크, K인재 콕 집어 러브콜…삼전·하닉 '파격 보너스' 수성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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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민 기자I 2026.03.12 05:30:02

HBM 양분한 삼성·SK 출신 눈독
인재 경쟁 치열해지며 몸값 고공행진
삼성·SK, 공채·보상 확대 맞대응
단순 연봉 경쟁만으론 유인 한계
근무환경 개선·노후 보장 고려할 만

[이데일리 송재민 기자] 글로벌 빅테크들이 한국 반도체 인재를 향해 잇따라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수억원대 연봉을 제시하며 핵심 엔지니어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한국이 글로벌 인공지능(AI) 인재 전쟁의 핵심 격전지로 부상하는 가운데 삼성, SK 등 한국 기업들도 인재 확보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다.
일론 머스크(왼쪽) 테슬라 CEO와 젠슨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겸 창업자.(사진=연합뉴스, 뉴스1)
11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지난달 초 링크드인을 통해 한국 출신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 엔지니어 채용 공고를 올렸다. 엔비디아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에서 근무한 5~12년 차 경력직을 찾으며 최대 25만8750달러(약 3억7300만원) 수준의 연봉을 제시했다.

대만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미디어텍은 HBM 관련 엔지니어를 찾으며 약 26만달러(약 3억7500만원)의 연봉을 제시했다. 미국 팹리스 퀄컴은 최근 한국에서 3차원(3D) D램 연구개발(R&D) 인력 채용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애플은 낸드플래시 제품 엔지니어 채용을 진행하며 반도체 인재 확보 경쟁에 가세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 인재 확보에 적극 나선 배경으로 HBM 기술 경쟁력을 꼽는다. AI 서버용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데이터센터 반도체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이 HBM이기 때문이다. 현재 HBM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기술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축적된 설계와 공정, 패키징 경험을 갖춘 한국 엔지니어들이 글로벌 기업들이 선호하는 ‘실전형 인재’로 평가 받고 있는 것이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글로벌 빅테크까지 가세…한국 인재 쟁탈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한국 반도체 인재 확보 경쟁에 직접 뛰어들었다. 머스크 CEO는 최근 테슬라코리아의 AI 반도체 디자이너 채용 공고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며 공개적으로 홍보에 나섰다. 테슬라는 AI 반도체 자체 설계를 넘어 향후 미국에 ‘테라팹(Terafab)’을 건설해 반도체를 직접 생산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테슬라의 AI 칩은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이 위탁 생산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제시하는 보상 수준은 한국 기업들보다 높은 편이다. 글로벌 채용 정보 플랫폼 ‘레벨스닷에프와이아이(levels.fyi)’ 등에 따르면 엔비디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연봉은 약 1억7700만~4억4100만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연봉은 약 2억5000만~3억2400만원으로 알려졌다.

테슬라의 경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연봉이 약 1억9900만~최대 11억600만원 정도다. 마이크론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연봉이 약 1억3800만~5억1500만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대만 TSMC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연봉은 약 1억~1억43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기업들이 인재 확보 경쟁에 나서면서 반도체 엔지니어 몸값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게 업계 인사들의 전언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SNS에 공유한 테슬라코리아의 반도체 분야 채용 공고. (사진=X 캡처)
연봉 경쟁 격화…반도체 인재 ‘머니 게임’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인재 방어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전례를 찾기 어려운 메모리 초호황 국면이어서, 국내 반도체들의 처우 역시 나아지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반도체 초호황에 덕에 기본급의 2964%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했다. 1인당 평균 약 1억4000만원에 달한다. 삼성전자 역시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를 중심으로 보상 체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다만 산업계, 학계 등에서는 K배터리의 인재 유출을 최소화하려면 단순한 연봉 경쟁을 넘어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기업에만 대책 마련을 맡길 게 아니라 정부까지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재직 기간 동안 보상뿐 아니라 은퇴 이후까지 고려한 노후 보장 제도 같은 장기적인 유인책이 필요하다”며 “예를 들어 월급에서 일정 부분을 공제회에 넣고 정부가 세제 혜택을 주는 방식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가 나서 ‘반도체기술인공제회’(가칭) 같은 조직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군인처럼 오래 근무할수록 더 받을 수 있게 하는 구조로 만들면 국내에서 오래 남아있을 유인이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에서 오래 활동한 반도체 인력을 국가가 ‘국가핵심 연구개발 인력’으로 선정하는 제도를 신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혁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최근 본지 기고에서 “불법적인 기술 유출은 단속과 처벌이 가능하지만, R&D 인력이 합법적으로 해외 기업에 취업하는 것을 막을 방법은 없다”며 “국내에서 경력을 지속할 수 있는 중장기적인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대만처럼 한 과학단지 안에 기업, 대학, 연구소 등이 한데 모여 반도체 생태계를 형성하고, 정부가 여기에 대거 지원에 나서는 협업 모델 역시 참고할 만하다는 게 산업계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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