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전문점 블루보틀 입구에 들어서면 바리스타가 고객 취향을 파악한다. 고객이 오는 시간대와 날씨 그리고 그가 원하는 원두, 향 등을 고려한 커피를 제공한다. 느리지만 고객 한 명 한 명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 블루보틀의 커피 철학이자 지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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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블루보틀커피코리아가서울 성수동에 한국 1호점을 열면서 국내에 첫 상륙했다. 도시철도 2호선 뚝섬역에서 내리면 적갈색 벽돌로 이뤄진 4층 높이의 건물이 보인다. 부지 소유주는 ‘지춘희 패선디자이너’이고 건물 외부는 인테리어 스튜디오 투래빗디자인(TRD)이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했으며 내부는 일본 ‘스케마타 아키텍트’의 조 나가사카가 설계했다. 지하 1층과 지상 1, 2층을 블루보틀이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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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로 들어서면 블루보틀 입간판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 있다. 공간은 여백의 미를 살려 들어가자마자 편안한 느낌을 준다. 계단을 통해 지하로 내려가면 그제야 주문대가 나온다. 25명의 바리스타들은 커피를 주문받고, 드립커피를 만들고 커피를 연구한다. 로스터리와 바리스타 교육을 하는 트레이닝랩에서는 고객을 초청해 ‘체험 클래스’도 열 계획이다. 좌석은 80여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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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테면 싱글오리진 드립 커피에 우유 한 잔을 넣고 싶으면 “싱글오리진 올레”를 주문하면 된다. 올레는 우유다. 우유는 매일유업의 ‘상하목장 유기농 우유’를 쓴다. 드립커피는 바리스타가 직접 그 자리에서 내린다. 원두를 갈기 시작해 커피가 완성되기까지 약 3분이 걸린다.
◇“성수동 아티스트와도 협업할 것”
블루보틀 1호점은 한국만의 지역색을 입혔다. 커피 외 제빵류는 국내 파티시에 ‘메종엠오(Maison M.O)’와 손잡고 총 9가지 메뉴를 선보였고 매장 내 꽃 장식은 국내 플로리스트 김형학 씨와 협업했다. 개장에 앞서 2일에는 직원이 직접 만든 한과를 포장해 들고 다니며 이웃 상점에 들러 나눠주며 매장 오픈을 알렸다. 앞서 성수지역 커뮤니티를 초대해 서울숲과 성수점에서 만남을 갖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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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보틀 관계자는 “좁게는 성수동, 넓게는 한국만의 색깔을 입히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며 “(확장성보다는) 지역성을 중요시하고 있다. 성수동에는 아티스트들이 많은데 그들을 소개하는 영상을 매장 내 띄우기도 하고 그분들과 협업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블루보틀은 성수동 1호점에 이어 삼청점을 차례대로 오픈하고 올해 말까지 2개 지점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블루보틀은 모두 직영점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미국 외 국가에 점포를 낸 건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가 두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