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700㎞ 뒤 사라진 北미사일…‘요격 불가’ 극초음속 기술 완성했나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김관용 기자I 2026.10.05 10:12:40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북한 “1000㎞ 파도식 비행” 주장
軍 “충분히 탐지·요격 가능”
연료·변칙 기술 고도화, 전 구간 성능은 미확인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북한이 지난 3일 발사한 ‘중거리 전략미사일’을 두고 북한과 우리 군의 평가가 정면으로 엇갈리고 있다. 북한은 저고도 변칙기동과 이른바 ‘파도식 비행’을 내세워 사실상 요격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 반면, 우리 군은 한미가 보유한 방어자산으로 충분히 탐지·요격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공개된 사진과 비행 궤적을 종합하면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기술이 상당한 수준까지 진전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액체연료 추진체를 사용했던 초기형에서 2단 고체연료 추진체로 바뀌고, 저고도에서 궤도를 바꾸는 기술도 반복적으로 시험하고 있다. 다만 북한이 주장하는 ‘요격 불가능’ 수준의 성능이나 중거리 전 구간에서 안정적으로 극초음속 활공비행을 할 수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5일 군 당국 등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 3일 오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미사일은 원뿔 형태의 기동형 탄두에 중거리급 고체연료 추진체를 결합한 형태로 분석된다. 합동참모본부는 당시 미사일을 발사 직후 포착해 700㎞ 이상 비행했다고 발표했고, 일본은 약 680㎞를 탐지했다. 반면 북한은 미사일이 동북쪽으로 1000㎞를 날아 설정된 목표점을 명중했다고 주장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동부지역에서 동해 방향으로 진행된 중거리전략미사일발사훈련을 직접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날 훈련이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동부지역에서 동해 방향으로 진행된 중거리전략미사일발사훈련을 직접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날 훈련이 "극초음속전략무기체계를 다루는 미사일병들의 화력복무능력을 숙련시키는 한편 전쟁억제력의 신뢰성과 효과성, 가동성에 대한 평가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사진=뉴스1)
김여정 노동당 부장은 이 300㎞ 안팎의 차이를 한·일의 탐지 실패라고 주장했다. 그는 “파도식 비행궤도 방식을 적용했을 때 적들은 1차 도약점 이후부터 목표를 소실했다”며 저고도 비행궤도 변경 능력과 인공지능(AI) 기술까지 거론했다. 그러면서 “이 타격을 피할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했다.

기존 탄도미사일보다 요격이 까다로운 것은 사실이지만, 탐지가 어렵다는 것과 요격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다른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극초음속 무기는 일반 탄도미사일처럼 비교적 예측 가능한 포물선 궤적만 따라가지 않고 저고도에서 궤도를 바꿀 수 있어 방어 측의 대응 시간을 줄인다.

국방부는 “북한이 최근 발사한 미사일은 한미가 보유한 방어자산으로 충분히 탐지·요격 가능한 수준”이라며 “발사 준비 단계부터 면밀히 감시했고 발사 직후 미사일을 탐지·추적해 발사 원점도 정확히 식별했다”고 밝혔다. 이번 미사일이 북동쪽 해상을 향해 날아가면서 지구 곡률과 지상 레이더의 가시선 한계 때문에 일정 거리 이후 추적이 제한됐을 뿐, 한반도를 향해 남쪽으로 발사될 경우 상황은 다르다는 게 군 당국의 판단이다.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이 북한 공개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번 미사일은 1차 정점고도 약 90㎞를 거친 뒤 고도를 다시 변화시키며 비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일 지상레이더가 약 680~700㎞까지 추적한 뒤 지구 곡률 등의 영향으로 탐지가 제한되는 구간이 생겼다는 분석이다. 북한이 주장하는 전체 비행거리는 1000㎞다.

북한의 기술 발전 과정도 뚜렷하다. 원뿔형 극초음속 미사일은 2020년 10월 북한의 국방발전전람회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북한은 2022년 1월 두 차례 시험발사를 통해 선회 비행과 하강 후 재상승하는 ‘풀업’ 기동을 시험했다. 당시에는 화성-12 계열 액체연료 추진체를 사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3일 북한의 원뿔형 중거리 극초음속 미사일 사격약도 (출처=KODEF)
지난 3일 북한의 원뿔형 중거리 극초음속 미사일 사격약도 (출처=KODEF)
2024년부터는 추진체가 바뀌었다. KODEF 분석에 따르면 북한은 액체연료 1단 추진체 대신 화성-16나 계열과 같은 1·2단 고체연료 추진체를 적용했다. 이번 발사 역시 7축 이동식발사대와 2단 고체추진체가 화성-16나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료 주입 과정이 필요한 액체연료 방식보다 발사 준비시간이 짧아져 기습 발사 능력까지 높아졌다는 의미다.

특히 북한은 기존 원뿔형 탄두에 중거리급 2단 고체추진체를 결합하면서 사거리와 기습성, 변칙기동 능력을 동시에 끌어올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KODEF는 이번 발사를 원뿔형 극초음속 미사일의 네 번째 공개 발사로 평가했다. 신종우 KODEF 사무총장은 “지구 곡률에 의해 한일의 지상레이더 탐지가 제한되는 300여㎞ 구간에 대해 북한 극초음속 기술의 우수성을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반도 뿐만 아니라 중거리급 극초음속미사일 발사로 동북아시아 긴장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의도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완성 단계임을 과시했다’는 것과 실제 무기체계의 성능이 완전히 검증됐다는 것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국방정보본부는 지난 8월 국회에 제출한 답변에서 북한의 화성-16 계열이 “일부 기술적 진전을 보이고 있으나 극초음속 환경에서 안정적인 활공비행 기술은 아직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38노스 역시 2024년 화성-16나 시험 당시 제한된 사거리와 속도에서 이뤄진 시험만으로는 중거리급 사거리에서 극초음속활공체(HGV)의 성능이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화성-16나급 추진체를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3000㎞ 이상 떨어진 괌까지 극초음속 변칙기동을 유지하면서 비행하고, 종말 단계에서 미사일 방어망까지 돌파할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