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31% 하락한 4만4713.52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47% 내린 6039.31,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0.51% 하락한 1만9632.32를 기록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결정과 빅테크 실적을 주시하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연준은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 금리를 동결했다. 연준은 28~29일(현지시간) 이틀 일정으로 연 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4.25~4.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9월 시작된 피벗(긴축정책서 전환)을 시작하면서 세차례 연속 금리인하를 결정한 이후 첫 동결이다.
연준은 “최근 지표에 따르면 경제활동이 견조한 속도로 계속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실업률은 최근 몇달간 낮은 수준에서 안정화됐고, 고용시장은 견고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은 다소 높은(somewhat elevated)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현 경기 상황을 평가했다.
지난 12월 성명서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위원회 목표치인 2%에 근접했다”는 표현이 있었지만 이번에 빠졌다. 고용시장이 안정화돼 있고,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수밖에 없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읽힌다.
그러면서 “고용과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대한 위험이 거의 균형을 이루고 있다”며 “경제 전망은 불확실하고, 위원회는 이중 임무의 양 측면에 대한 위험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금리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을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이민 정책에 대한 영향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진 게 없다”며 “아직 판단하긴 이르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인하 압박에 대해선 답을 회피했다. 연준 이벤트는 예정됐던 만큼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진 못했다.
전날 일부 하락폭을 회복한 엔비디아는 이날 다시 4.03%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1.09%), 아마존(-0.45%), 테슬라(-2.26%) 등도 하락했다. 애플이 0.46% 소폭 오른 가운데 메타(0.32%), 알파벳(0.06%) 등은 강보합을 보였다.
◇테슬라·메타 장 마감 이후 급등…MS는 5% 이상 급락
시장의 관심사는 오히려 장 마감 이후 빅테크 실적 발표에 집중됐다. 메타플랫폼은 지난해 4분기(10∼12월) 매출과 주당 순이익이 각각 483억9000만달러와 8.02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조사 업체 LSEG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 매출 470억4000만 달러, 주당 순이익 6.77달러를 모두 웃도는 수치다.
메타는 1분기 매출은 395억달러에서 418억달러 사이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간값은 406억5000만달러로 시장 예상치 417억3000만달러에는 못 미치는 수치다.
다만 컨퍼런스콜에서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의 발언이 장 마감 이후 주가를 끌어올렸다. 메타 주가는 오후 6시반 기준 약 1.5% 상승 중이다. 한때 5% 이상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저커버그는 올해 AI비서인 메타 AI의 사용자가 10억명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곧 출시될 대규모언어모델(LLM)링 라마4가 업계 리더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중국의 AI인 ‘딥시크(DeepSeek)’ 출연에 대해선 AI관련해 “오픈 소스 기술이 널리 사용돼야 한다는 자신의 확신이 더 강해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픈소스 AI플랫폼이 더 많은 AI개발자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그 기반이 미국기업에서 나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테슬라 주가도 실적 발표 이후 약 4% 가량 오르고 있다. 실적은 녹록지 않았다. 지난해 4분기 257억1000만달러의 매출과 73센트 주당 순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 272억6000만달러를 밑돌았고, 주당 순이익도 예상치 76센트를 하회했다. 다만 컨퍼런스 콜에서 테슬라가 올해 상반기 저가 전기차 생산을 예정대로 하고, 올해 자동차 판매량이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발언 등이 영향을 주고 있다. 일런 머스크 테슬라 CEO는 6월에 자율주행 택시인 로보택시와 관련해 연말까지 여러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말까지 미국의 “여러 도시”와 내년에는 북미의 “아마도 모든 곳”에서 로보택시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5.7% 가량 급락하고 있다. 4분기 전체 실적은 양호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4분기(10∼12월) 696억3000만달러의 매출과 3.23달러의 주당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 687억8000만 달러를 웃돌았고, 주당 순이익도 예상치 3.11달러를 상회했다.
하지만 MS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와 윈도 서버 등을 포함한 인텔리전트 클라우드부문의 매출은 255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조사업체 스트리트어카운트가 집계한 월가 컨센서스 258억3000만달러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애저 성장률은 31%로, 전분기(33%)에서 소폭 내려왔다.
◇달러·국채금리 보합…국제유가는 하락
이날 국채금리는 큰 변동이 없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2.1bp(1bp=0.01%포인트) 빠진 4.534%에 거래를 마쳤다.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도 보합인 4.22%을 기록했다.
달러 역시 보합권에서 움직였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7.94를 기록 중이다.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 73.77달러 대비 1.15달러(1.56%) 내려간 배럴당 72.62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3월 인도분도 전장보다 0.91달러(1.17%) 하락한 76.58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