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겨를도 없었다"…러시아 미사일 공격에 우크라 최소 51명 사망

정다슬 기자I 2024.09.04 07:41:50

폴바타주 군 교육시설·병원에 러 탄도미사일 떨어져
젤렌스키 "러시아 놈, 대가를 치를 것"…방공망 지원및 장거리 무기사용 해제 요구

3일(현지시간)우크라이나 폴타바의 군사 교육 시설이 러시아 미사일에 공습당하면서 의료진과 심리학자들이 지역 주민과 피해자들에게 지원과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사진=AFP)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러시아군이 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폴타바의 군 교육시설과 병원을 최소 51명이 죽고 271명이 다쳤다.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공격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텔레그램에 “탄도미사일 2발이 이 지역에 떨어졌다. 미사일은 교육시설과 인근 병원을 겨냥했고 통신기관 건물이 일부 파괴됐다”며 “이번 공습에 대해 러시아 놈(scum)들은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적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저녁 진행된 연설에서 사망자 수를 51명으로 밝혔다. 그는 “파괴된 건물 잔해 아래에 사람들이 있다”며 “가능한 많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조대는 사망자 수를 50명으로 발표했다. 폴타바 주지사 필립 프로닌은 잔해 아래에 아직 15명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공습 사이렌이 울리고 공격이 시작되기까지 간격이 너무 짧아 많은 사람들이 대피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에 따르면 러시아는 단거리 탄두미사일인 이스칸더 미사일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폴바타 주민인 올레나 세르디욱은 우크라이나 공영방송에서 “경보가 울리자마자 1분 후에 연달아 2번 폭발이 잇었다”며 “우리 아파트와 이웃집 창문이 모두 산산조각이 났다”고 밝혔다. 자원봉사자인 데니스 클리아프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도착했을 때 보인 것은 연구소 부지 곳곳에 흩어져있는 시체 더미뿐이었다”며 “다리가 없는, 팔이없는, 심지어 머리가 없는 시체”들을 끌어내는 것은 “너무 무서웠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육군은 이번 공습으로 군인들이 다수 사망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몇 명이 사망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해당 공습을 받은 곳이 군 교육시설이 있었던 만큼 피해자의 다수는 학생들이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우크라이나 육군사령부는 “시설에 있는 군인들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충분한 조치가 취해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라고 발표했다.

러시아는 같은 날 우크라이나 북동부 수미시에 있는 대학캠퍼스를 폭격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이 텔레그램을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유도폭탄(KAB)를 사용한 것으로 보이며 현장에는 구조대가 출동했다. 수미는 우크라이나군이 점령한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곳이다. 피해규모나 사상자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서방동맹국에 미사일과 방공망 지원, 러시아 본토를 겨냥한 장거리 무기 사용 해제를 거듭 요구했다. 우크라이나는 우크라이나 전역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최소 7개의 패트리어트 방공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과 독일 등 서방 동맹국들이 패트리어트 방공 시스템을 약속하며 인도하고 있지만, 아직 7개에는 못 미치고 있다. 이번 폴바타 공습 과정에서 패트리어트 방공 시스템이 가동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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