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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실적 신기록에도, 현대차·기아는 하반기 완성차 시장 전망을 ‘불확실하다’고 했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이어지는 데다 캐즘까지 겹치면서 완성차 제조사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핵심 시장인 미국에서는 성장세가 이어지겠지만 점쳐지는 대외 변수가 많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비롯한 친환경차 지원 정책에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전무)은 “하반기에도 변동성이 큰 대외 환경이 전망된다”고 했다. 정성국 기아 IR담당(상무)도 “트럼프 정부가 들어설 경우 리쇼어링, 전동화 지지 약화, 관세 등이 우려된다”며 “수요 방향성에 초점을 맞춰 중장기적 계획을 가져갈 것”이라고 했다.
하반기 현대차·기아는 ‘수요에 맞춘 유연한 대응’을 위해 ‘xEV’를 이어간다. 수요가 폭증한 하이브리드 모델 중심으로 생산하되, 중장기 전동화 전략에 맞춰 전기차 생산도 적극 나선다.
현대차·기아의 하이브리드 차는 두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하며 실적 핵심 요인으로 부상했다. 양 사가 2분기 판매한 35만4242대의 친환경차 10대 중 6대(59.7%·21만1421대)가 하이브리드였다. 현대차는 인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하이브리드 모델을 발 빠르게 출시해 전년 동기 대비 26.4% 증가한 12만2421대의 하이브리드를 판매해 전기차 감소분(-24.7%)을 상쇄하는 실적을 냈다. 기아는 7.5% 성장한 8만9000대의 하이브리드 차와 21.8% 증가한 5만4000대의 전기차를 파는 ‘쌍끌이’에 성공했다.
하반기 전략 거점으로는 올해 10월 가동을 개시할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꼽힌다. 현대차는 “IRA 축소 등에 대비해 유연 생산을 바탕으로 하이브리드 판매 물량을 대폭 늘릴 계획을 검토 중”이라며 내달 HMGMA 생산 전략을 발표한다.
기아는 전기차 브랜드로서 입지를 다지는 만큼 캐파(생산 역량)를 굳이 늘리지는 않되, 내년 조지아에서 EV6를 양산하고 HMGMA 생산물량 중 20만대가량을 확보하는 등 주요 시장을 중심으로 역량을 확충한다. 또 볼륨(대중화) 모델인 EV3 출시를 통한 시장별 대응에도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