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조선업계는 수주물량 확보를 위해 현행 RG 발급 한도인 2000억 원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조선산업의 리스크가 커진 만큼 이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물동량 감소와 운임 단가 하락 등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해운업계도 골든타임이 중요한 만큼 기간산업안정기금 40조 원이 조속히 조성·집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 같은 요구에 더해 업계 일각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수주절벽의 영향이 나타나는 2년 후를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양종서(사진)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정부가 얼마 전 기간산업 지원책을 마련했지만 2022년이 가장 우려스럽다”며 “어떻게든 지금 2022년의 유동성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등으로 현재 겪고 있는 수주절벽 현상이 2년 후 유동성 및 고용 문제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그때를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233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전년 동기 대비 71.3% 급감했다. 양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카타르발 LNG운반선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개시됐지만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양 선임연구위원은 이른바 조선업 ‘수주 절벽 쇼크’로 불린 지난 2016년의 사례를 거론하며 “국내 조선 건조량은 2016년 1234만CGT에서 2018년 770만CGT까지 치달으며 건조량이 바닥을 쳤다”며 “지난해부터 약 950만CGT로 올라왔고 올해도 그 정도는 가능할 것으로 보는데 올해 수주가 안 되면 2022년에 일감이 없어지게 된다. 어쩌면 일감이 최악이었던 지난 2018년보다 안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가장 큰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는 때는 바로 2022년이기 때문에 정부든 금융기관이든 국회든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예정된 2022년 인도 계약분은 400만CGT로 최소 500만CGT를 추가로 확보하지 못하면 2022년에 일감부족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와 고용 불안이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양 선임연구위원은 포스트코로나에 대한 희망의 끈도 내려놓지 않았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돈을 풀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만 해결되고 나면 업황도 회복되고 그에 따라 일자리도 돌아올 것”이라며 “전염병 사태가 전 세계적으로 해소되고 경제활동이 재개된다면 좋은 방향으로 갈 것은 확실할 것으로 본다”고 낙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