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기업과 정규직 중심의 ‘1차 노동시장’의 일자리가 줄고 경력직을 원하는 현상이 심화하는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고학력 남성일수록 기대 임금과 원하는 직무 수준이 높아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등 이른바 ‘2차 노동시장’ 진입을 회피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얘기다.
청년 남성, 학력 높아질수록 쉬었음 늘어
5일 한국직업능력연구원(직능연)은 발간한 ‘청년 쉬었음 구조화 및 탈출 동학’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년 남성의 쉬었음 비중은 △고졸 10.7% △전문대졸 11.4% △대졸 12.3% 등으로 집계됐다. 학력이 높아질수록 쉬었음 비율이 상승하는 모습이다.
여성은 이와 정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고졸 여성의 쉬었음 비중은 12.3%이나 4년제 졸업자의 쉬었음은 7.6%로 낮아졌다. 여성의 경우 학력이 노동시장 진입의 보호막으로 작용하지만, 청년 남성에서는 이 같은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성별 구분 없이 전체 청년을 두고 봐도 고졸 청년의 쉬었음 경험은 대졸 청년보다 2.3배 높았다. 쉬었음을 경험한 고졸자는 29.1%인 반면 4년제 대학 졸업자는 12.5%에 그쳤다.
쉬었음을 겪은 누적 횟수 또한 △고졸 0.43회 △전문대졸 0.24회 △대졸 0.14회로, 고졸과 대졸의 차이가 약 3배에 달했다. 고졸 청년이 접근할 수 있는 일자리의 질이 대졸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탓이다.
민숙원 직능연 연구위원은 “여성의 경우 학력의 보호 효과가 관찰되지만 남성에게서는 이러한 효과가 관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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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의 배경으로 ‘눈높이 미스매치’를 손꼽는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노동시장에서 대기업과 정규직 중심의 1차 노동시장과 중소기업·비정규직 중심의 2차 노동시장의 이동 통로가 좁다.
이 같은 구조 속에서 고학력 남성은 우선 2차 노동시장으로 진입하기보다 취업을 미루는 선택을 한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문제는 쉬었음이 일시적 상태가 아니라 반복된다는 점이다. 청년 5명 중 1명(20.4%)은 노동시장 진입 과정에서 한 번 이상 쉬었음을 경험하고, 쉬었음 기간이 길어질 수록 탈출이 어려워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또한 졸업 직후 바로 쉬었음 상태에 들어간 비율이 44.8%에 반해 졸업 후 2년 내 누적해 쉬었음에 돌입한 비율은 78%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청년 남성을 위한 ‘핀셋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그간 쉬었음 대책이 저학력·취약계층 중심으로 설계돼왔다면 이제는 고학력 남성까지 포함해야 한다는 얘기다.
보고서는 대졸 남성의 경우 단순한 취업 지원을 벗어나 임금과 직무 수준에 대한 눈높이를 조절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중소기업 등 2차 노동시장 일자리의 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봤다.
정지운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선임연구위원(데이터분석·성과확산센터장)은 “성별로 학력 효과가 상반되게 나타난 만큼 성별 맞춤형 프로그램 설계가 필요하다”며 “고학력 남성의 ‘쉬었음’ 비율이 저학력과 유사하거나 높다는 분석 결과는 대졸 남성 대상 프로그램에서 학력 요인을 과신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 준다”고 했다. 여성의 경우 직업훈련 연계를 통해 학력을 높이는 과정이 쉬었음 예방 효과를 보이지만, 남성은 단순히 학력만 높이는 게 답이 아니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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