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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강·끝’ 단행한 국방장관…北 오물풍선에 휴일 정상근무 지시

박태진 기자I 2024.06.09 16:25:35

국민 불안감 해소 차원…음주·골프도 금지
전군 주요지휘관회의서 대북방송 빌미 도발시 대비 강조
합참 “북, 오물풍선 330여개 살포…80여개 낙하”
국민들에 떨어진 풍선 접촉 말고 군·경찰에 신고 당부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북한이 8일 밤 오물풍선 재살포에 나서자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휴일인 9일 군 간부들에게 정상근무를 지시했다. 또 우리 정부가 오물풍선 재살포에 맞대응 차원에서 대북방송을 재개한 것을 빌미로 북한이 도발할 시 즉각 응징하라고 지시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9.19 군사합의 효력정지 안건을 처리하는 국무회의에서 메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군 소식통에 따르면 신 장관은 전날 11시 이후 합동참모본부가 북한 오물 풍선 재살포를 언론을 통해 알린 뒤 9일 전군에 ‘출근해 정상일과를 시행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장관의 지시에 따라 전군은 간부들의 정상일과 외에도 음주 및 골프 금지 등의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다만 기존 휴가자의 복귀는 명령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장관이 북한의 비무력 도발에 맞서 휴일 근무 명령을 내린 건 이례적이다. 거듭되는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 국민들 불안감이 커지고 있고, 최근 전방 사단장의 오물 풍선 관련 경계 태만과도 일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군 관계자는 “우리 군은 북한의 오물풍선 추가 살포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즉각적인 대응을 위해 국방부와 전군 차원의 엄정한 대비태세와 작전기강 확립이 긴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 8일 밤 11시쯤 전후로 대남 오물풍선을 다시 살포하기 시작했다. 북한은 남한 내 탈북민 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 맞대응을 이유로 지난달 28~29일, 이달 1~2일에 1000여개의 대남 오물풍선을 살포한 바 있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9일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이 8~9일 간 식별돼 우리 군은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조치 중”이라며 “이날 오전 10시까지 북한측은 330여개의 오물풍선을 띄운 것으로 식별됐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공중에서 식별되고 있는 것은 없고, 현재까지 우리 지역에 낙하된 것은 80여개”라며 “내용물에 전단이나 거름 종류의 오물은 없었고, 종이와 비닐, 플라스틱 등의 쓰레기가 있으며 분석 결과 안전에 위해되는 물질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들께서는 적재물 낙하에 주의하시고 떨어진 풍선을 발견하시면 접촉하지 마시고 가까운 군부대나 경찰에 신고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우리 정부는 오물풍선 재살포에 즉각 맞대응하는 차원에서 이날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기로 했다.

신 장관은 같은 날 오후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를 주관해 현 상황과 관련한 군사적 조치들을 점검하고 우리 군의 대비태세를 강조했다. 이번 지휘관 회의는 북한의 오물풍선 재살포에 따른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의 직후 이뤄졌다. NSC는 이날 중 대북 확성기를 설치하고 방송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신 장관은 대북방송 시행에 관심을 기울이고, 이를 빌미로 북한이 직접적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철저히 대비할 것을 지휘관들에게 지시했다.

그는 특히 “북한이 직접적 도발시에는 ‘즉·강·끝(즉각·강력히·끝까지)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응징할 것”을 주문했다. 또 “국민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우리 군이 본연의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우리 군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는 것임을 잊지 말고, 군사적·정신적 대비태세 완비에 만전을 기하라”고 말했다.

9일 오전 경기도 이천시 신둔면 인후리의 밭에 북한이 부양한 대남 오물풍선이 떨어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北, 오물풍선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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