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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 만들고 나눠 먹는 '떡 만들기' 문화, 국가무형문화재 된다

김은비 기자I 2021.06.08 09:46:25

청동기 시절부터 현대까지 지역별로 전승
보유자·보유단체 없이 종목만 지정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떡을 만들고 나눠 먹는 ‘떡 만들기’ 문화가 국가무형문화재가 된다.

떡메와 떡판(사진=국립중앙박물관)
문화재청은 ‘떡 만들기’를 신규 국가무형문화재로 8일 지정 예고했다. 이번 지정 예고의 대상은 떡을 만들고, 나누어 먹는 전통적 생활관습까지를 포괄한 것이다.

떡은 곡식가루를 시루에 안쳐 찌거나, 쪄서 치거나, 물에 삶거나, 혹은 기름에 지져서 굽거나, 빚어서 찌는 음식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일생의례(백일·돌·혼례·상장례·제례)를 비롯해 주요 절기 및 명절(설날·정월대보름·단오·추석) 등에 다양한 떡을 만들고 나눠 먹는다. 또 떡은 한 해 마을의 안녕을 비는 마을신앙 의례, 상달고사 등 가정신앙 의례, 별신굿 및 진오귀굿 등 각종 굿 의례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제물이기도 하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처럼 떡은 한국인이 일생동안 거치는 각종 의례와 행사 때마다 만들어서 사회구성원들과 함께 나눠 먹는 음식으로 ‘나눔과 배려’, ‘정’을 주고받는 문화’의 상징”이라고 의미부여 했다.

우리나라에서 언제부터 떡을 만들어 먹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청동기·철기 시대 유적에서 시루가 발견된 점, 황해도 안악 3호분 벽화의 부엌에 시루가 그려진 점을 미루어 고대에도 떡을 만들어 먹었다고 추정된다.

19세기 말 서양식 식문화 도입으로 인해 우리 고유의 식생활에 변화가 생기며 떡 만들기 문화도 일부 축소되기도 했지만, 현재까지도 다양한 떡은 지역별로 전승되고 있다. 또 떡 방앗간의 증가로 떡 만들기가 분업화되고 떡의 생산과 소비 주체가 분리되기도 했다. 의례, 세시음식으로 만들고 이웃과 나누는 문화도 명맥을 잇고 있다.

이처럼 ‘떡 만들기’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한반도 전역에서 전승·향유되고 있다는 점 △삼국 시대부터 각종 고문헌에서 떡 제조방법 관련 기록이 확인되는 점 △식품영양학, 민속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의 학술연구 자료로서의 가능성이 높다는 점 △지역별 지리적 특성을 활용한 다양한 떡의 제조가 활발하고, 지역별 떡의 특색이 뚜렷한 점 △현재에도 생산 주체, 연구 기관, 일반 가정 등 다양한 전승 공동체를 통하여 떡을 만드는 전통지식이 전승·유지되고 있는 점에서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할 가치가 있다고 평가받았다.

다만, ‘떡 만들기’는 한반도 전역에서 온 국민이 전승·향유하고 있는 문화라는 점에서 이미 지정된 ‘김치 담그기’, ‘장 담그기’ 등과 같이 특정 보유자나 보유단체는 인정하지 않았다.

문화재청은 6월 8일부터 7월 7일까지 30일 간 ‘떡 만들기’를 지정 예고하고, 예고 기간 중 각계의 의견을 수렴후 무형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무형문화재의 지정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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