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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주춤했던 ‘먹고 즐기는 여행 욕구’가 다시 떠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명 맛집을 찾지도 못하고 배달음식이나 직접 해 먹는 간소한 여행식사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확연하다. 여름 휴가를 앞두고 폭발하는 여행심리와 둔감해지는 안전심리 간의 조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조언이다.
7일 여행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의 주례 여행행태 및 계획 조사(매주 500명, 연간 2만 6000명)에서 향후 3개월 내 국내 숙박여행 계획이 있는 사람이 여행 시 식사방법과 주요 고려사항에 대해 지난 6개월간 보인 응답을 분석해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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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내용을 살펴보면 국내 소비자들은 여행 시 식사방법에 대해 6월부터 큰 변화가 나타난 것으로 보였다. 소비자들은 식당에서 식사를 하겠다고 대답한 비율이 5월까지 3%에 불과했지만, 6월 들어 18%로 급증했다. 길거리 음식도 17%에서 12% 증가한 29%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 5월까지 여행 식사방법 선호도 1~3위를 기록했던 배달·포장음식, 즉석조리·편의식품, 가정에서 만든 음식은 각각 5~9% 씩 크게 하락했다.
거리두기 등 사회적 환경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던 ‘식당에서의 식사’의 선호도가 최하위에서 2위까지 상승했다. 코로나 초기 여행자가 원하는 것은 식사환경의 ‘자기 통제권’이었다. 자신이 안전하고 편하다고 느끼는 식사 상황을 만들 수 있는가가 중요했다. 이제는 식사 환경에 대한 자기통제권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음식을 즐기는 ‘자기 선택권’을 바라고 있다. ‘과거에 위험에 대한 회피’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즐거움에 추구’가 주된 동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이전으로의 일상 회귀’가 시작됐음을 알 수 있다는 것이 컨슈머인사이트의 분석이다.
관광활동과 안전성에 대한 고려는 상호 역진적 관계라는 특성이 있다. 즉 여행자가 ‘관광활동’에 민감해질 때는 ‘안전성’에 대한 고려가 줄어들고, 반대로 관광활동에 소극적이면 안전에 민감해졌다. 지난 1월 최우선 검토 사항은 관광활동이 26%, 안전성이 21%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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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상황이 크게 호전되지 않았음에도 관광활동은 지속적인 상승, 안전성은 지속적인 하락 추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만한 결과다. 1월 5%에 불과하던 두 항목의 격차는 6개월 만에 19%로, 4배가량 벌어졌다. 확진자 수가 늘어나도 여행자들의 안전에 대한 경각심은 계속 무뎌지고, 여행 욕구는 더 커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확진자가 지역 및 해외 확산으로 증가하여 일주일 연속 700명이 넘고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함에도 여행 욕구가 커지는 것은 코로나 사태가 1년 이상 장기화한 데 따른 심리적 해이와 30%선을 넘어선 백신접종률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여름휴가를 앞두고 ‘식도락’과 ‘관광활동’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컨슈머 인사이트 관계자는 “여행 경비에서 식·음료비(31.7%)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점은 침체에 빠진 여행 및 외식업체에 큰 호재가 될 수 있지만, 예측할 수 없는 코로나19 상황은 큰 악재가 될 수 있다”면서 “여름 휴가철 지역 간 이동의 증가는 필연적이지만, 여행자들의 ‘즐기는 여행’과 ‘안전한 여행’ 사이에서 균형과 조화를 찾는 사회안전망 구축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