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만에 승부치기 패배...WBC 8강행 무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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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무 기자I 2026.03.08 15:09:35

김도영 역전 투런포 포함, 3타점 분전 빛바래
팀 타선, 대만 투수진에 눌려 4안타 빈공 아쉬움

[도쿄=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이 대만이 덜미를 잡히면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한국은 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C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대만과 10회 연장 승부치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3-4로 패했다.

이로써 1승 2패가 된 한국은 C조 4위로 내려갔다. 목표했던 8강 진출을 위해선 9일 호주전을 큰 점수차로 이기고 이기고 10일 경기에서 일본이 호주를 꺾는 ‘경우의 수’밖에 없다.

이 경우 한국, 대만, 호주가 2승 2패 동률이 돼 복잡한 계산을 거쳐야 한다. 세 나라 간 맞대결에서 실점 수를 아웃카운트 수로 나눈 결과를 비교해 조 2위를 정한다. 하지만 만약 호주가 일본을 이긴다면 경우의 수 상관없이 호주가 8강에 오른다.

한국은 대만전 필승을 위해 베테랑 류현진을 선발로 내세웠다. 2009년 대회 이후 17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고 WBC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3이닝을 1실점으로 책임졌다. 2회초 대만 선두타자 장위에게 좌월 솔로홈런을 허용한 것이 유일한 실점이었다.

한국 야구대표팀 김도영이 역전 투런홈런을 때린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타선이었다. 전날 늦은 시간까지 일본과 혈전을 치른 뒤 채 12시간도 안돼 다시 경기에 나선 타자들은 초반 집중력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대만 선발 구린루이양의 150km대 빠른공에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4회까지 단 1안타에 그쳤다.

한국의 방망이는 5회부터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다. 5회말 공격에서 안현민이 볼넷으로 출루한데 이어 문보경이 중전안타를 때려 무사 1, 3루 기회를 잡았다. 이어 셰이 위트컴은 유격수쪽 병살타에 그쳤지만 그 사이 3루주자 안현민이 홈을 밟아 1-1 동점을 만들었다.

류현진에 이어 등판한 곽빈은 4회와 5회를 무실점으로 막고 대만 타선의 기를 꺾었다. 하지만 6회초 선두타자 정쭝저에게 좌월 솔로홈런을 허용, 다시 대만에 리드를 내줬다.

한국은 6회말 홈런포로 단숨에 경기를 뒤집었다. 주인공은 김도영이었다. 선두타자 박동원이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은 가운데 1사 1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도영은 상대 왼손 구원 린웨이언의 초구 몸쪽 151km 포심패스트볼을 받타쳐 좌월 투런홈런으로 연결했다. 타구속도가 무려 175km나 되는 총알같은 타구였다.

김도영의 홈런으로 3-2 역전에 성공한 한국은 7회초 안타와 볼넷을 허용, 1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이때 구원투수로 올라온 데인 더닝이 린라일을 3루수쪽 병살타로 잡으면서 고비를 넘겼다.

한국은 8회초 대만에 다시 역전을 허용했다. 선두타자 창쿤유에게 좌전안타를 맞은 더닝은 2사 2루 상황에서 페어차일드에게 우월 투런홈런을 내줬다. 도쿄돔을 가득 메운 대만 관중석에선 엄청난 환호성이 쏟아졌다.

그렇지만 한국에는 김도영이 있었다. 한국은 3-4로 뒤진 8회말 2사 후 김혜성이 볼넷을 얻어 출루했다. 이어 김도영이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때렸다. 그 사이 1루주자 김혜성이 전력질주, 홈까지 파고 들었다. 앞선 역전 투런포에 이어 김도영이 다시 팀을 구하는 순간이었다.

극적으로 동점을 만든 한국은 9회초 고우석을 마운드에 올렸다. 고우석은 세 타자를 삼자범퇴로 막고 타자들에게 끝내기 승리 기회를 연결했다.

한국은 9회말 공격에서 박해민의 몸에 맞는 공과 위트컴의 볼넷으로 2사 1, 2루 끝내기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김주원이 중견수 뜬공에 그치면서 득점을 추가하지 못했다.

경기는 연장전 승부치기로 돌입했다. WBC 승부치기를 무사 2루에서 시작한다. 마운드는 9회부터 나온 고우석이 계속 지켰다.

대만은 타자 린라일이 보내기 번트를 시도했다. 고우석이 타구를 잡아 3루에 던졌지만 2루 주자가 세이프 됐다. 결국 무사 1, 3루에서 장쿤위의 스퀴즈 번트로 대만이 동점 균형을 깼다.

다음 타자 정쭝제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해 2사 2루가 된 가운데 한국은 투수를 노경은으로 바꿨다. 노경은은 첸첸위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페어차일드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추가 실점을 막았다.

한국은 1점 차 열세를 안은 채 10회말 공격에 나섰다. 무사 2루에서 공격은 시작됐다. 2루에는 전 이닝에서 마지막으로 아웃된 김주원이 나갔다. 타석에 들어선 김형준이 깔끔하게 보내기 번트를 성공, 찬스는 1사 3루가 됐다.

하지만 김혜성은 대만 구원투수 쩡쥔위에를 상대로 1루수 쪽 땅볼을 쳤다. 그 사이 3루 주자 김주원이 홈에서 태그아웃되면서 한국은 벼랑 끝에 몰리는 신세가 됐다.

타석에는 이날 맹활약을 펼친 김도영이 들어섰다. 마침 1루주자 김혜성이 2루 도루를 성공시키면서 득점 찬스를 다시 만들었다. 하지만 김도영은 우익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났고 그렇게 경기는 한국의 패배로 끝이 났다.

김도영은 이날 역전 투런포 포함, 5타수 2안타 3타점 맹타를 휘둘렀지만 마지막 순간에는 영웅이 되지 못했다. 김도여을 제외한 나머지 타자들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대만 투수들에 눌려 단 4안타에 그친 것이 패인이었다.

마운드는 선발 류현진(3이닝 1실점)에 이아 곽빈(3⅓이닝 1실점), 더닝(1⅔이닝 2실점), 고우석(1⅔이닝 1실점), 노경은(⅓이닝 무실점)이 이어 던지며 7안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피홈런 3방을 내주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대만에 4-5로 패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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