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달러화 가치가 20%나 치솟으면서 해외에서 벌어들인 매출을 미국 달러화로 환전할 경우 실제 손에 거머쥐는 수익이 크게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주 실적 발표에 나섰던 리차드 갤런티 코스트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매출을 올린 나라의 통화 가치가 10% 떨어졌다면, 이를 달러화로 전환해 실적을 집계하는 기업에게는 매출이 10% 줄어드는 셈”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대다수 기업들은 환차손을 우려해 헤지 전략을 쓰고 있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대부분 매출을 미국 내에서 거둬 들이는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달러화 강세 역풍을 덜 맞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
이에 미국 경제매체인 CNBC에서 투자 자문을 하는 골드만삭스 출신 짐 크레이머는 해외에서의 매출 비중이 낮으면서도 월가 애널리스트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기업들을 선별하는 전략을 권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작년 회계연도 전사 매출의 70% 이상이 미국 내에서 발생하고 월가 애널리스트 최소 50% 이상으로부터 투자의견 ‘매수(Buy)’를 받은 기업들을 선별해 총 9개 기업을 제시했다.
CNBC는 “장기적인 기업 펀더멘털을 보고 투자하는 투자자라면 이 같은 외환 영향만 보고 판단해선 안되지만, 적어도 투자자라면 어떤 기업들이 외환시장 영향에 취약하거나 강한지를 알고 투자해야 한다”며 “특히 10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어닝시즌에서는 달러화 역풍 얘기가 더 자주 등장할 것인 만큼 더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CNBC가 민간 건강보험회사인 휴매나와 은행인 웰스파고, 모건스탠리, 에너지 자원개발업체인 파이어니어 내추럴리소스, 세계 최대 주류 및 음료업체인 콘스텔레이션 브랜즈, 종합 미디어그룹인 디즈니, 의류소매업체인 TJX 컴퍼니, 바이오업체인 애브비, 대형 회원제 창고형 마트인 코스트코를 이에 해당하는 종목으로 꼽았다.
이들 중에서 파이어니어 내추럴리소스와 휴매나, 웰스파고는 전사 매출 중 미국 내 매출 비중이 100%에 이르는 기업들이며, 컨스텔레이션 브랜즈도 그 비율이 97.3%나 된다. 그 밖의 기업들은 미국 매출 비중이 70~80% 수준이다.
이들 업체는 대부분 전통적으로 해당 업종 내에서 가장 방어적인 주식으로 손꼽히는 종목들이었고, 특히 그 중에서도 금융회사인 웰스파고와 모건스탠리는 최근의 시장금리 상승 국면에서 순이자마진(NIM)이 더 개선되면서 실적이 나아질 수 있는 수혜주라는 측면까지 반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