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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출시한 오공은 중국이 처음 내놓은 AAA급(블록버스터급) 게임이다. 중국 고유 콘텐츠인 ‘서유기’를 지적재산권(IP)으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출시 당일 스팀에서는 동시접속자 222만명을 기록해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출시 사흘만에 1000만장 판매를 달성하는 등 흥행에도 성공했다.
게임 흥행은 당장 주가에 영향을 줬다. 오공의 퍼블리셔인 저장출판미디어는 출시 후 이틀간 주가가 20% 이상 급등했고 게임 제작사 지분을 보유했다는 소문에 화이브라더스 주가가 상승하기도 했다.
오공의 인기가 확산하자 중국 정부도 이를 언급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달 21일 중국 외교부 정례 기자회견에서는 한 외신 기자가 “오공은 중국 문화의 특성으로 플레이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며 “중국 외교는 이를 통해 어떤 이점이 있나”고 물었다.
이에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비디오 게임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데 이 게임에 관심을 가져줘 고맙다”며 “이 게임은 중국 문화의 매력을 반영하는 중국 고전 문학 걸작 ‘서유기’를 기반으로 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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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공의 흥행으로 서유기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산업 전반에도 파급 효과가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경제 매체 제일재경은 오공이 게임계를 휩쓴 후 커피와 차, 음식, 호텔, 전자제품, 자동차, 콘서트, 전자상거래 플랫폼 등이 수혜를 입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선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해 PS5 같은 게임기 판매가 급증했다. 더우인에 따르면 지난달 20~21일 가정용 게임 콘솔의 총 거래액(GMV)은 전년동기대비 773% 급증했으며 게임패드 GMV는 같은기간 1177% 늘었다.
더우인에서도 오공과 관련한 공동 브랜드 상품이나 주변 장치에 대한 검색량은 게임 출시 후 275만건을 돌파했다. 플랫폼에 입점한 상인들이 내놓은 제품은 900개 이상이다.
모든 사람이 장비를 구매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 플랫픔 씨트립에서는 e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게임방이 매진되고 있으며 관련 검색량도 크게 늘었다고 제일재경은 전했다.
게임 관련 산업뿐만이 아니다. 중국의 대표 커피 브랜드인 루이신커피는 오공 특별 패키지 상품을 판매했다. 여기엔 오공의 한정 포스터가 포함됐는데 이 포스터를 얻으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매장에서 판매 직후 품절 사태가 벌어졌다. 식품업계에서는 제과 브랜드인 자오샹춘이 오공 관련 상품을 내놔 수천개가 팔렸다.
중국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콰이쇼우에서는 오공 관련 공동 구매 상품을 출시했는데 이후 일별 음료 주문량이 이전보다 125% 이상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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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공의 게임 화면 그래픽에 활용된 것으로 알려진 산시성 지역 관광 수요도 촉발했다.
여행 사이트 퉁청트래블에 따르면 게임 출시 후 일주일만에 산시성의 명승지 예약은 전년동기대비 최고 70% 증가했다. 여행사 투니유는 8월 산시성 지역 호텔 예약건수는 전월대비 120%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한 지역에서는 오공 게임과 함께 한 오프라인 테마 콘서트가 개막해 티켓 발권 2분만에 매진되기도 했다.
중국은 이번 오공 게임의 흥행을 산업 수혜를 넘어 중국의 소프트 파워를 강조할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군사력이나 경제력이 아닌 문화 등의 힘을 나타내는 소프트 파워는 중국이 최근 공들이고 있는 분야기도 하다.
중국 국영 중앙차이나TV(CCTV)는 “영화와 텔레비전, 게임, e스포츠 등으로 대표되는 현대 중국의 경험은 끊임없이 넘쳐나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가 끊임없이 인식하고 있는 문화적 사실”이라면서 “높은 수준의 문화산업 개방을 단호히 추진하고 문화와 기술의 통합을 위한 효과적인 메커니즘을 모색하며 문화산업의 새로운 성장 지점을 더 많이 형성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