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대표뿐 아니라 이른바 친한계(친한동훈)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팀 한동훈’으로 전당대회에 출마한 장동혁 최고위원은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제3자 특검에 대한 논의를 굳이 이어갈 실익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당 특검은 공정성과 중립성을 전혀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제3자가 하는 특검이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한 대표가)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선 당시 ‘특검은 곧 탄핵찬성’이라는 원희룡-나경원 후보의 맹공에도 불구하고 입장을 고수했던 한 대표가 한발 물러선 데는 야당의 파상공세를 막기 위한 단일대오가 훨씬 시급하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보인다.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가 진행 중인 방송4법 외에 노란봉투법, 전국민 25만원 지원금법 등 대야 투쟁 이슈가 줄줄이 남은 상황에서 당내 다수가 반대하는 특검을 추진하면 어떤 형태로든 ‘단일대오’만 붕괴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야당은 채해병 특검법 재표결 부결 직후 ‘강화된 채해병 특검법’ 발의를 예고한 상태라 한 대표 측이 섣불리 접근하기가 더욱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한 대표도 경선과정이 아니라 이제 당 대표가 됐으니 당이 한몸으로 움직이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특검을 하고 싶다고 해도) 당의 절차에 따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수미 숭실대 평화통일연구원 교수는 “한 대표가 자신의 당 대표 공약인 특검을 포기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내부결속을 다지는 것이 더 시급한 만큼 특검을 무리하게 추진하기 보다는 시기와 방법을 계속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당은 한 대표의 특검 속도조절과 동시에 채해병 사건의 공익신고자인 김규현 변호사도 연일 공격하고 있다. 관련 의혹 자체가 민주당의 공작이라는 주장이다. 전날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임 전 사단장이 구명로비 의혹 관련 단체대화방 내용을 제보한 김규현 변호사가 장경태 의원과 논의했다”며 “민주당 지도부는 김 변호사를 믿지 않으면서도, 그가 제기한 구명 로비 의혹은 정략적으로 활용했다”고 폭로했다. 박준태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번 사건은 ‘임성근 구명 로비’가 아닌 민주당의 ‘사기 탄핵 게이트’”라며 “국민과 국회를 농락한 관계자들에 대한 강력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