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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성장연구소(Harvard Growth Lab)에 따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세계 최대 곡물 수출국에 속하며 2019년 세계 밀과 보리 수출에서 각각 26%와 20%를 각각 차지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전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밀 선물 가격은 치솟았고, 회복세에 있던 글로벌 공급망에 타격을 주면서 고공 행진 중이던 인플레이션에 추가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러시아는 밀과 메슬린(밀과 호밀의 혼합종)의 세계 1위 수출국으로 16.4%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우크라이나는 9.4%를 차지한다.
보리와 옥수수의 경우도 전체 수출량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합한 비중이 20% 가량으로, 중단기적으로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치솟는 국제 유가도 곡물 가격 상승에 일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WSJ는 “치솟는 에너지 가격은 이라크와 같은 석유 수출국들이 (곡물 수입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수 여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봤다. 풍부해진 오일 머니가 식량 가격 상승에 일조할 것이란 의미다.
앞서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집계한 2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40.7을 기록해 전년 대비 20.7% 폭등했다. 이는 1996년 통계가 시작된 이래 최고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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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올해 농사 피해 막대…러시아는 제재 직격타
전쟁의 피해를 고스란히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전쟁이 끝난 후에도 한동안 예년과 같은 곡물 생산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우크라이나에서는 3월부터 보리를, 4월부터 옥수수를 심기 시작하는데 전쟁으로 파종이 중단되면서 올해 곡물 생산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러시아의 경우 곡물 수확은 한다고 하더라도 수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 러시아 내 서방 기업들이 대거 철수했으며, 이는 농업 분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러시아 정부도 서방 제재에 대한 보복 조치로 곡물과 설탕 등의 수출을 한시적으로 금지하는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현지에서의 곡물 수확과 보급은 가능하더라도 국제 사회 제재로 농작물 종자 보급은 중단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국제 곡물 가격 상승과 별개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많은 양의 곡물을 수입하던 국가들은 직접적인 피해가 불가피하다. 이집트는 전체 밀 수입량의 70%를 두 나라에 의존해 왔으며, 아르메니아·벨라루스·카자흐스탄 등의 구 소련 국가들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밀 의존도가 높았다.
또 우크라이나는 레바논 밀 수입의 90%를 차지하며 소말리아·시리아·리비아 등 상대적으로 경제환경이 열악한 국가들의 주요 식량 공급국어서 이들 국가의 식량난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