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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내가 선택했다…자유의지는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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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호 기자I 2026.04.29 05:23:00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
로버트 M. 새폴스키|648쪽|문학동네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과학계와 철학계의 오랜 논쟁 중 하나는 ‘결정론’과 ‘자유의지’의 대립이다. 세계가 자연법칙에 따라 결정된 것인지, 인간의 행동이 유전과 환경의 지배에 따라 결정되는 것인지에 대한 논쟁이다. 지금까지는 ‘인간의 행동은 결정론을 따르지만, 자유의지도 있다’는 양립주의가 대세다.

세계적인 신경과학자 로버트 M. 새폴스키는 신간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에서 “인간의 자유의지는 ‘생물학적 착각’일 뿐이다”라는 도발적인 주장을 제기한다. 저자는 ‘배고픔을 느끼는 판사가 가석방을 허가할 가능성이 낮다’는 연구 결과를 예로 든다. 허기로 인한 스트레스로 호르몬의 일종인 당질 코르티코이드가 다량 분비되면 인간의 도덕적인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다.

일부 과학자들은 자유의지를 지지하는 이론적 바탕으로 카오스이론·창발적 복잡성·양자역학 등 예측 불가능과 복잡성을 내세우는 현대물리학을 제시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런 이론의 밑바탕에도 물리법칙이 면면히 작동하고 있다면서 이를 반박한다.

인간의 자유의지가 없다면 범죄자에게 책임을 묻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느냐는 반론도 나올 수 있다. 이에 대해 저자는 “범죄 또한 그 자신의 잘못보다 유전자·태아기의 삶·호르몬 수치 등 그가 속한 환경의 문제로 봐야 한다”면서도 “안전을 위해 대중을 범죄자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격리’라는 최소한의 제약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물론 그 제약은 복수심, 증오에 기반을 둔 ‘처벌’이 아닌, 재활의 기회를 주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공감하기 어려운 결론일 수 있다. 그럼에도 저자의 주장은 과학을 넘어 사회·역사·문화적으로 생각해볼 거리를 던진다는 점에서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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