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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모두 교대 근무를 하기 때문에 주말뿐만 아니라 명절, 휴일에도 당연히 쉬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들이 휴일에 근무한다고 해도 순경 기준 8만원 남짓만 받아들일 뿐이다. 서울의 한 지구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모 경감은 “20년을 훌쩍 넘게 근무하면서 명절 연휴를 제대로 쇤 게 손에 꼽는다”며 “이번에 아이들이 결혼을 하고 첫 명절인데 같이 못 있어줘서 미안한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기동대에 근무하는 A 경사는 이번 연휴에도 이어지는 각종 집회 관리를 위해 투입된다고 설명했다. A 경사는 “최근 일이 너무 많다 보니 모두 거의 탈진 상태 수준으로 일하고 있다”며 “6일간의 황금휴일이라고 하는데 우리에게는 꿈 같은 일이다. 삼일 정도만 아무 걱정 없이 푹 쉬고 싶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에게도 이번 황금연휴는 마냥 쉴 수 있는 시간이 아니다. 불경기에 계엄 사태까지 겹치며 연말 특수를 제대로 못 누린 상황에서 설 명절 기간마저 일을 쉰다면 손해가 막심하기 때문이다. 을지로에서 한식당을 운영 중인 강모(48)씨는 “원래 설 명절 당일에는 쉬었는데 이번에는 당일에도 문을 열기로 했다”며 “부모님께 죄송하지만 먹고 살려면 이럴 수 밖에 없다”고 씁쓸한 웃음을 보였다.
은퇴 이후 서울 종로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60대 강모씨는 이번 명절에도 하루 12시간 근무를 한다. 은퇴 이후 주 6일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일을 하고 있는 강씨는 인건비 걱정에 단기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대신 직접 일을 하기로 결정했다. 강씨가 쉬는 대신 단기 아르바이트를 구한다면 최소 72만원 가량이 인건비로 나가게 된다.
강씨는 “단기 아르바이트를 쓴다면 인건비가 너무 부담스럽고 문을 닫자니 손해도 크고 본사에서 패널티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며 “오랜만에 아들, 손자들과 같이 평화롭게 명절을 보내고 싶은데 괜히 편의점을 했나 싶기도 하다”고 울상을 지었다. 실제로 편의점을 연 이후 제대로 된 명절을 보내지 못했다는 게 강씨의 설명이다.
심지어 명절 기간 일자리를 지키자 숨지는 노동자들도 상당한 상황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9~2023년 설과 추석 연휴 기간 사망한 노동자는 36명이다. 부상자까지 포함한다면 5년 간 명절 연휴 산업재해 사상자는 2110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