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여성 보세 의류에서 출발한 ‘에이블리’는 입점 브랜드 확대에 이어 최근에는 남성 패션 플랫폼을 출시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여성 패션 플랫폼 업계 강자인 ‘W컨셉’도 키즈 제품군을 추가하며 가족 ‘시밀러룩’을 노리고 있다. 남성 패션 중심 플랫폼이었던 ‘무신사’는 29CM(이십구센티미터)를 통해 여성 패션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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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 사례는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이 운영하는 에이블리다. 이 회사는 동대문 도매시장 기반의 보세 의류로 시작했지만 2021년 9월 브랜드 전용관을 열며 대기업 계열 브랜드부터 디자이너 브랜드까지 분야를 확장했다. 푸마, 널디, 커버낫, 무센트, 1989스탠다드, 소라노, 제너럴아이디어 등 입점 브랜드도 다양하다.
에이블리가 운영하는 브랜드관은 지난 9월 거래액이 전년동월대비 170%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브랜드관에서 가장 큰 거래액 비중을 차지하는 스트리트·캐주얼 분야를 보면 브랜드 수와 이들의 누적 상품 수는 같은 기간 각각 25%, 180% 증가했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개개인 스타일과 취향이 다양해지면서 에이블리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취향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하려면 브랜드 등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에이블리는 이와 함께 지난 3월 남성 패션 플랫폼 ‘4910’(사구일공)을 선보이며 여성 패션에 이어 남성 패션 시장으로 영역을 넓혔다. 4910 애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 수는 5개월만에 100만건을 넘어섰다. 4910 거래액은 6개월 새 282% 늘었고 주문 수와 주문 고객 수도 각각 360%, 27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에이블리만의 ‘인공지능(AI) 개인화 추천 기술’로 쇼핑을 번거롭게 여기던 남성 고객이 원하는 스타일을 추천하는 서비스가 통했다는 게 에이블리의 판단이다.
신세계그룹 계열 패션 플랫폼 W컨셉은 지난 8월 플랫폼 내 키즈 분야를 신설했다. W컨셉의 주요 고객층이 2535세대 여성인 만큼 키즈 분야도 W컨셉만의 ‘컨템포러리 키즈’를 지향해 영유아·초등학생 저학년 조카 혹은 자녀를 둔 20~40대 여성을 정조준했다. 석 달 만에 누적 거래액은 전년동기대비 10배 이상 급증했다. 연말까지 브랜드를 200여개로 늘리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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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세대 신발 커뮤니티에서 출발해 남성 패션 강자로 자리 잡은 무신사는 2021년 인수한 29CM를 통해 여성 패션 분야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022년 4월 처음 진행한 브랜드 캠페인 ‘당신이 구(2 9)하던 삶’을 시작으로 여성 패션 거래액과 여성 고객을 늘려나가기 시작했다.
29CM에서의 여성 패션 분야 거래액 증가율(전년동기대비)은 1~3분기 기준 지난해 50%, 올해 53% 등으로 폭발적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여성 패션을 포함한 29CM 전체 3분기 거래액은 2500억원가량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56% 늘며 연 거래액 1조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여성 패션 플랫폼 가운데 연 거래액 1조원 이상인 플랫폼은 에이블리·지그재그 정도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스타일 커머스 지그재그는 생활 소형 가전과 패브릭, 조명, 홈 데코 등으로 구성한 생활분야를 넘보고 있다. 주요 고객층인 1030대 여성을 위해 패션·뷰티를 넘어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완성하는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취지다. 올해 1~9월 생활 분야 거래액은 전년 동기보다 106%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여성은 자신만 아니라 가족을 위한 의류 등까지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 소비가 확대될 가능성이 큰 소비자여서 이들을 잡으려는 패션 플랫폼이 늘고 있다”며 “그간 자신의 분야에서 성장해왔던 패션 플랫폼이 더 큰 성장을 도모하려 다른 패션 분야까지 확장하는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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