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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면부지 환자에 조혈모 세포 기증한 육군 장병들

김관용 기자I 2019.04.21 13:47:12

간호장교로서 생명 나눔 앞장선 15사단 고화섭 중위
20사단 오병훈 중위, 35사단 조동준 대위,
3포병여단 송승환 일병도 조혈모 세포 기증

왼쪽부터 15사단 고화섭 중위, 20사단 오병훈 중위, 35사단 조동준 대위, 3포병여단 송승환 일병 [사진=육군]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육군 장병들이 생면부지 환자에게 조혈모 세포 기증을 통해 생명을 나누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피를 만드는 모세포 역할을 하는 조혈모 세포는 백혈병이나 혈액암 환자의 건강을 되찾게 하는 큰 희망이다. 하지만 비혈연 관계에 있는 기증자와 환자의 유전자가 일치할 확률은 수만 명 중 한 명 정도로 이식 대상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15사단 독수리연대 간호장교 고화섭 중위(28)는 대학시절 간호학을 전공하며 항암치료 환자를 많이 만났다.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조혈모 세포 기증이라는 것을 알게 된 고 중위는 2015년 조혈모 세포 기증자로 등록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11월 유전자가 일치하는 환자가 있다는 연락을 받고 4개월간 운동과 절주, 건강검진 등 차근 차근 준비를 해 3월 말 이식 수술을 했다. 고 중위는 지금까지 110회의 헌혈을 해 헌혈 유공장인 은장(2010년)과 금장(2012년)을 받기도 했다. 그는 “간호장교로서 생명을 살리는 일에 솔선수범할 수 있어 기쁘고 뿌듯하다”고 했다.

20사단 공병대대 소대장 오병훈 중위(24)는 평소 건강이 좋지 않던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이웃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자 주기적으로 헌혈을 해왔다. 대학생 시절인 2014년 그는 조혈모 세포 기증자로 등록했고, 지난 3월 유전자가 일치하는 환자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소대장으로서 해야 할 임무가 많아 고민했지만, 사람을 살리는 일이 우선이라는 부대의 배려로 이식을 결정했다. 오 중위는 “수술 중 잠깐의 아픔이 있지만 새 생명을 전달하는 값진 일에 동참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35사단 보급수송근무대 지원통제과장인 조동준 대위(29)는 2011년 대학생 시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조혈모 세포 기증자로 등록했다. 오랜 시간이 흐른 지난해 11월 유전자가 일치하는 환자가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됐고 이달 초 이식 수술을 했다. 그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신뢰받는 자랑스러운 육군의 일원으로서 누군가를 돕게 돼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3포병여단 금강대대 송승환 일병(20)도 지난주 조혈모 세포를 기증했다. 입대 전인 2017년 대학 친구들과 조혈모 세포 기증에 동의했고, 지난 1월 유전자가 일치하는 환자가 있다는 연락을 받고 기증하게 됐다. 그는 “군인으로서 조금의 고민도 없이 기증했다”며 환자의 쾌유를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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