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닷새 파업을 마치고 6일 조업을 재개했지만 ‘준법 투쟁’ 등으로 노사 간 갈등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파업에 대한 회사 안팎의 걱정도 계속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모두 최고 수준의 글로벌 대기업으로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고임금의 좋은 직장이어서 노동계에서조차 위화감이 생긴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미국·이란전쟁 여파로 고유가를 넘어 식량 자원까지 가격이 치솟는 ‘애그플레이션’ 우려가 현실화하는 판이어서 두 회사의 파업이 외부에 어떻게 비칠지는 여론조사 수치를 다시 인용할 필요도 없을 정도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의 요구를 보면 임금 인상과 더 많은 성과급 외에 주목할 부분이 있다. 임원 인사를 미리 알리라는 내용과 인공지능(AI) 로봇 등 최첨단 기술과 기계를 도입할 때 동의를 받으라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 현대자동차 노조가 휴머노이드로봇 ‘아틀라스’의 생산 현장 투입과 관련해 노사 간 합의 없이는 한 대도 안 된다고 했던 것과 비슷하다.
이런 반대나 요구는 기술 기반의 다른 기업에서도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다. 새로운 형태의 ‘한국적 노조 리스크’로 부각될 수 있다는 얘기다. 산업혁명 당시 19세기 영국에서 벌어진 러다이트운동을 떠올리게 하는 기류다. AI 산업이 발전하면서 로봇 데이터 자동화 기반의 ‘무인 공장시대’에 근로자들 불안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일각에서 보이는 위기감도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 하지만 가로막는다고 막을 수 없는 거대한 메가 트렌드다. 생산 물류 유통 에너지관리 등에서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지금 노조가 깊이 고민할 것은 어떻게 하면 AI 로봇 시대로 좀 더 부드럽게 전환할 것인가다. 회사와 머리를 맞대고 로봇들에 어떻게 ‘대항’할지 노사가 연대하는 것이다. 사측과 대립하고 투쟁하는 기존의 노사 패러다임으로는 무언의 로봇에 필패할 공산이 크다. 노조의 협력적 자세를 전제로 사측도 일자리 보호에 최선을 다해야 함은 물론이다. 단순히 고용의 유지를 넘어 지속적인 신규 창출까지 노력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무는 그런 신뢰 기반의 노사관계에서 가능해진다. 삼성전자 노조도 ‘노사 윈윈’의 큰 안목으로 파업계획을 접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