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공지능(AI) 기술 굴기에 75조원을 태우겠다는 알리바바가 발표 일주일 만에 딥시크보다 더 가성비있는 AI 모델을 내놨다. 320억개의 매개변수를 가졌음에도 6710억개 매개 변수를 자랑하는 딥시크와 동등한 수준이라는 ‘QwQ-32B’이다. 알리바바의 주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잠행을 끝낸 마윈의 AI 승부수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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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성비 AI 모델의 등장에 알리바바의 주가는 홍콩 증시에서 장중 7%대 넘게 오르며 급등했다. 지난달 24일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분야에 3년간 약 75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힌지 일주일 만에 성과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이는 알리바바의 AI 및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 대한 지난 10년간의 총투자액을 뛰어넘는 금액인 동시에 중국 민영기업 가운데 AI 분야에 대한 역대 최대 투자액이다.
알리바바의 과감한 투자를 놓고 시장에서는 배후에 마윈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 발표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재한 민영기업좌담회에 알리바바의 창업자인 마윈이 등장해 눈길을 끈 가운데 나왔기 때문이다. 마윈은 2020년 중국의 금융당국을 강하게 비판한 것을 계기로 반강제로 알리바바의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다만 창업주로서 알리바바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증권가에서는 딥시크의 부상으로 중국 기술주에 대한 재평가가 진행되는 가운데 마윈의 알리바바를 비롯한 주요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한 AI 생태계 구축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진핑 주석이 그간 중국 기업의 발목을 잡아왔던 ‘공동부유론’ 대신 ‘선부론’을 제시하며 규제 대신 지원으로 방향을 튼 것도 긍정적이다. 중국 빅테크 규제의 시작이었던 마윈 회장이 모습을 나타낸 것 자체가 매우 상징적이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딥시크의 등장으로 중국의 기술적 도약이 재평가되고 디스카운트 요인들이 약화되면서 중국 기술주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며 “알리바바를 비롯해 텐센트, 샤오미, 비야디, 메이퇀, SMIC, 레노버 등이 중국 기술산업에서 리더 역할을 하며 AI 산업 확대로 실적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