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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 인가를 받아 부동산 STO 사업을 영위해온 펀블은 최근 서비스 종료를 선언했다. 투자중개업 인가를 받기 위해 필요한 자기자본 요건 10억원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결국 인가 취득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융당국은 비금전신탁 수익증권 방식의 조각투자 발행 플랫폼을 제도화하기 위해 ‘수익증권 투자중개업’ 인가 단위를 신설했다. 비금전신탁 기반 조각투자는 플랫폼 사업자가 기초자산을 확보하고 수익증권 발행 및 판매를 주선하는 구조인 만큼 별도 투자중개업 인가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자기자본 요건은 펀드 투자중개업 등과 동일한 10억원으로 설정됐다.
문제는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상 신기술사업금융업자(신기사)는 원칙적으로 금융 및 보험업에 투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달 30일부터 중소벤처기업부가 벤처투자법 고시 개정을 통해 조각투자 발행 플랫폼에 대한 벤처 투자를 허용했으나, 여전법의 경우 법령 개정이 되지 않아 스타트업들은 이를 통해선 투자 유치가 어렵단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투자중개업 인가 추진 과정에서 신규 투자 유치가 사실상 막혔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부 사업자들은 사업 매각이나 철수 가능성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라이선스를 받지 않으면 사업을 이어갈 수 없는데 라이선스를 받으면 투자가 막히는 딜레마 상황”이라며 “결국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자금 조달 창구가 사실상 사라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구조적 한계는 최근 서비스를 종료한 1세대 부동산 STO 플랫폼 펀블 사례에서도 드러난다. 펀블은 투자중개업 인가를 추진했지만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며 결국 서비스를 종료했다. STO 사업 지속을 위해 라이선스 취득은 불가피했지만 금융업 분류에 따른 투자 제한 이슈가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기존 사업자도 신규 스타트업도 진입 어려워
업계에서는 현재 STO 제도화 구조가 기존 사업자의 생존과 신규 스타트업의 시장 진입을 동시에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한다. 여기에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려는 초기 스타트업들은 처음부터 투자중개업 인가 요건을 충족해야 해 현실적으로 사업 진입 자체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특히 비금전신탁수익증권 기반 조각투자는 투자중개업 인가 없이는 사실상 사업이 불가능한 구조다. 결국 초기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인가 취득을 위한 자기자본과 인력·전산·내부통제 체계를 먼저 갖춰야 하는데, 아직 수익 모델조차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과거 혁신금융서비스 시절에는 작은 스타트업도 아이디어와 플랫폼 기술만으로 시장에 도전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사실상 작은 증권사 수준의 요건을 먼저 갖춰야 한다”며 “초기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시장 진입 자체가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결국 자본력을 갖춘 대형 금융사 중심으로 시장 재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실제 증권사와 금융지주 계열사들은 STO 플랫폼 구축과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반면 초기 시장을 개척했던 스타트업들은 규제 부담 속에 자금난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혁신 핀테크 기업에 대한 제도적 예외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박혜진 서강대학교 교수는 “단순 금융업이 아니라 핀테크 혁신성을 가진 금융업으로 보고 제도적 예외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STO 사업자들이 투자중개업 인가를 받게 되면 기존에 받은 VC 투자금을 토해내야하는 문제도 발생할 수 있어 관련 제도 개선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성곤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KBIPA) 상임부회장도 “루센트블록에 이은 이번 펀블 사례는 국내 STO 업계가 마주한 냉혹한 현실을 보여준다”며 “혁신 스타트업들이 오랜 시간 시장을 개척했지만 정작 제도화 단계에서는 대형 금융사들이 결실을 가져가고 스타트업들은 규제 장벽에 가로막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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