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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28일(현지시간) BMS는 자사의 ‘소틱투’(성분명 듀크라바시티닙)가 유럽의약품청(EMA)로부터 중증도에서 중증의 성인 판상 건선 환자의 치료제로 시판 허가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소틱투는 선택적 ‘타이로신 카이네이즈’(TYK)2 억제 기전을 가진 물질 중 최초로 1일 1회 경구 복용하는 약물로 이름을 올렸다. 이 약물은 암젠의 ‘오테즐라’ 이후 10년 만에 미국에서 승인된 경구용 건선 치료제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소틱투는 1일 2회 먹는 오테즐라보다 투약횟수가 적으며, 미국 화이자의 젤잔즈(성분명 토파시티닙)과 같이 건선 분야에서 최근 주목받은 경구용 야누스키나아제(JAK) 억제제처럼 부작용 위험도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지난해 9월 미국에 이어 이번에 EU에서도 승인된 소틱투로 인해 관련 경구약을 넘어 주사제 시장까지 요동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건선, 크론병, 건선 관절염 등 자가면역치료제 시장을 주도하는 주사제는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와 스텔라라(성분명 우스테키누맙), 스카이리치(성분명 리산키주맙) 등 세 가지다. 이들은 순서대로 지난해 각각 212억3700만 달러(한화 약 27조 8900억원), 97억2300만 달러(약 12조7700억원), 51억6500만 달러(약 6조7800억원)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바이오시밀러의 등장을 앞둔 휴미라와 스텔라 등은 소틱투의 등장으로 이중고를 겪게 됐다. 애브비가 휴미라의 후속으로 개발한 2019년 주요국에서 건선 치료제로 개발에 성공한 스카이리치는 적응증을 속속 늘리며 시장성을 꾸준히 높이는 중이다. 미국 기준 ‘건선성 관절염’(2021년), 크론병(2022년) 적응증 확대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스카이리치는 사실상 출시 첫해인 2020년 매출 15억9000만 달러(당시 한화 약 1조8700억원)을 올렸지만, 지난해는 이보다 약 3.5배 이상 매출이 크게 상승했다.
반면 휴미라의 경우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최소 4개사가 오는 7월 미국 시장에서 관련 바이오시밀러의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스텔라라 역시 내년까지 미국과 EU 등에서 물질특허가 만료된다. 또 자가면역질환 관련 적응증이 각국에서 10~12종에 이르는 휴미라와 달리 스텔라라의 적응증은 2~4가지 수준이다. 스텔라라가 적응증에서 누렸던 비교우위는 최근 2년 새 스카이리치에게도 빠르게 따라 잡혔다.
바이오시밀러 개발 업계 한 관계자는 “투약 편의성을 갖춘 경구용 건선 신약 소틱투의 등장은 주사제 중에서도 적응증이 적고, 바이오시밀러의 등장까지 목전에 둔 스텔라라의 시장부터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사 중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는 곳은 동아에스티나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세 곳이다.
‘셀트리온’과 ‘동아에스티 및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은 각각 지난해 9월과 11월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판상 건선 환자 대상 글로벌 임상 3상 완료했다. 이밖에도 지난 1월 기준 미국 암젠, 아이슬란드 알보텍, 독일 포마이콘 등 5곳의 국내외 개발사도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스텔라라의 시장성이 위축되는 상황을 가장 우려하는 곳으로 꼽히는 곳은 동아에스티다. 회사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약물에 대한 첫 바이오시밀러로 스텔라라를 택한 바 있다. 결국 DMB-3115의 성공이 회사의 추가 바이오시밀러 개발의 원동력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개발 업계 관계자는 “오테즐라에 이어 소틱투가 관련 시장을 경구용 수요를 충족시키며 전체 건선 시장을 키울 수도 있다”며 “스텔라라가 형성한 12조 시장이 바이오시밀러로 쪼개지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텔라라는 정맥주사 첫 투여 후 8주가 지나서 피하주사를 맞고 그 이후에는 반응이 없으면 12주마다 피하주사를 맞는다. 이런 방식을 선호하는 환자도 많다”며 “매일 챙겨 먹어야하고 눈에 띄는 효과가 더 늦게 나타나는 경구용 약물이 무조건 투약 우위에 있는 것도 아니고 건선 시장에 대한 환자들의 수요가 커지는 만큼 시장성에 있어 비교적 타격이 미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