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업계에 따르면 NB라텍스 가격은 지난해 4분기 평균 톤(t)당 1298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 평균 가격이 t당 2101달러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반년 새 38.2%가 하락한 셈이다. 매년 두자릿수 증가세를 보이던 국내 NB라텍스 수출량도 지난해 76만t으로 전년 대비 10%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
이 때문에 이를 생산하는 석유화학업계의 올해 실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과 LG화학의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8.7%, 10.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석유화학과 LG화학의 NB라텍스 생산 규모는 각각 전 세계 1위와 3위 수준이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NB라텍스 가격(국내 수출 기준)이 앞선 분기보다 32.3% 하락하면서 합성고무 사업 전체의 수익성 하락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며 “NB라텍스는 지속적인 신·증설과 라텍스 장갑의 수요 증가율 둔화로 지난해보다 수익성이 하락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NB라텍스 시장이 충분한 조정을 거쳤다며 가격이 반등할 것이란 엇갈린 분석도 나온다. 국내 업체들이 NB라텍스를 주로 수출하던 말레이시아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면서 니트릴 장갑 공장이 정상화될 것이란 관측 때문이다. 말레이시아에선 지난해 7~10월 코로나 확진자가 1~2만명대를 기록하면서 공장 가동률이 60%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우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NB라텍스 수출량과 가격은 지난해 6월 고점을 기록한 이후 급락하고 있지만, 충분한 조정을 거친 것으로 보인다”며 “조정 이후 NB라텍스 마진율도 이전 대비 높은 수준인 20%대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NB라텍스의 주요 원재료인 부타디엔·아크릴로니트릴 가격이 지난해 8월 이후 하락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았다.
이에 더해 기존엔 주로 의료 현장에서 쓰였던 니트릴 장갑이 점차 청소·염색·요리 등 다양한 곳에서 쓰이기 시작했다는 점도 NB라텍스 사업의 수익성이 유지되리라고 보는 이유 중 하나다. 전 연구원은 “니트릴 장갑의 수요가 선진국에서 중진국까지 넓어지고 있는 등 자연적인 수요 증가가 NB라텍스의 시황을 탄탄한 수준에서 유지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NB라텍스 시황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지난해 NB라텍스로 큰 수익을 낸 금호석유화학과 LG화학은 NB라텍스 공장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말 증설을 통해 연산 71만t의 생산 능력을 확보한 데 이어 2023년까지 2560억원을 투자해 연간 24만t을 추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론 연산 142만t까지 생산 규모를 늘릴 예정이다.
LG화학도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 여수공장과 중국 공장의 생산 규모를 기존 연산 27만t에서 49만t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또 말레이시아에서도 합작법인을 통해 공장을 신설, 2023년부터 연 24만t을 추가 생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