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 턴어라운드 비결은 돌격대식 경영"

김호준 기자I 2005.06.14 11:02:57

(CEO탐방)엄기산 미주소재 사장
2003년 취임후 과감한 투자로 생산능력 확충
철강경기 호황덕 `톡톡`..생명공학에도 투자

[edaily 김호준기자] 미주그룹 계열사인 미주소재(021040)는 2년만에 부실기업에서 우량 회사로 변신했다. 미주그룹이 2003년 2월 이 회사를 인수한 이후 매출액은 2배 이상, 순이익은 3배 이상 늘었다.
미주소재(옛 테크원)는 볼트, 너트, 베어링볼 등 특수강 부품의 소재인 냉간압조용 선재를 생산하는 업체다. 경상남도 양산에 있는 미주소재 공장에는 포스코에서 들여온 선재가 뜨거운 6월 햇살을 받으며 쌓여 있다. 2000평 남짓한 미주소재 작업장에선 원재료에 묶어 있는 녹을 염산이나 황산으로 세척하고 얇은 피막을 입히는 일부터 시작한다. 또 일정한 온도로 철강소재를 가열한 뒤 천천히 식히는 작업을 반복한 이후 일정한 굵기로 철사를 늘리는 작업이 이어진다. 엄기산 미주소재 사장(59·사진)은 "자동차 부품에 쓰이는 소재이기 때문에 엄격한 품질관리가 생명"이라며 진지한 표정으로 이야기한다. ◇미주소재, 부실기업에서 알짜회사로 변신 미주소재는 세아특수강(34%)과 동부제강(17%)에 이어 냉간압조용 선재시장에서 시장점유율(12%)를 차지하고 있다. 상당한 규모의 설비투자가 필요한 장치산업으로 진입장벽이 높아 상위 4개 업체가 전체시장의 74%를 차지하고 있다. 엄 사장은 미주그룹이 미주소재를 인수한 직후인 2003년 2월에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동부제강과 동선실업 등 철강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엄 사장은 이른바 `해결사`로 기용됐다. 그는 처음부터 과감한 투자를 통해 외형 확대 전략을 폈다. 그가 취임하기 전인 2002년 미주소재의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198억원과 14억원에 불과했다. 엄 사장은 80억원을 들여 열처리로(爐)를 비롯한 설비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을 확대했다. 또 원자재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공장 마당에 자재를 쌓아두기 시작했다. 직원들은 대부분 무모한 시도라며 말렸지만 원자재 공급처를 우선적으로 확보하려던 그의 전략은 적중했다. 2004년부터 철강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원자재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해 매출액 600억원 목표..3년만에 3배 성장기대 또 30년 이상 철강업체 근무한 그는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판매처를 늘려갔다. 공격적인 투자와 원료 사재기에 힘입어 지난해 철강경기 호황에 따라 수혜를 톡톡히 누릴 수 있었다. 미주소재 직원들을 엄 사장을 돌격대 스타일의 대표이사(CEO)라고 혀를 내두른다. 덕분에 지난해 미주소재의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454억원과 51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54%, 428% 늘었다. 매출액은 2002년과 비교하면 329%나 급증했다.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실적개선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미주소재의 1분기 영업이익은 10억7000만원으로 작년 4분기에 비해 42.9%, 전년동기 대비 130.6% 늘었다. 매출액 136억원으로 전년비 49% 증가했다. 엄 사장은 올해는 매출액이 6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올해 4월부터 지난해 투자한 열처리로가 가동에 들어감에 따라 생산능력이 9000톤(25%)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미주그룹 지주회사 역할..생명공학에 5억원 투자 한편 미주소재는 철강 전문 미주그룹 상장사 가운데 지주회사 역할을 담당한다. 미주소재는 그룹 핵심 계열사인 미주제강과 미주레일 지분을 각각 23.3%, 6.8%를 보유하고 있다. 미주소재는 비상장사인 디에스피(DSP)가 전체 지분의 40.46%를 보유하고 있으며 엄 사장은 미주소재와 함께 디에스피 대표이사 사장도 겸직하고 있다. 엄 사장은 올해 2월 투자목적으로 미국 바이오업체에 5억원(1.08%)을 출자한 바 있다. 미주소재는 조광ILI와 성원파이프와 같은 금액인 5억원(미화 50만달러)을 인공간 헤파호프에 투자했다. 미주소재는 바이오 사업에 진출하려는 건 아니며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엄기산 미주소재 사장 47년 출생 73년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졸업 73년 일신제강 강관영업부 입사 80년 동진제강 강관영업부 입사 82년 동부제강 강관영업부, 선재판매부장 97년 동선실업 대표이사 99년 디에스피(옛 동부스틸) 전무 2003년 2월 미주소재(옛 테크원) 대표이사 2005년 5월 디에스피 대표이사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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