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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암, 수술 가능 여부가 치료 방향의 첫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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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용 기자I 2026.09.25 08: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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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제 어려운 경우 항암 치료·내시경 시술 병행

[이데일리 이순용 의학전문기자] 췌장암 진단을 받으면 환자와 가족이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은 ‘수술로 뗄 수 있나요’다. 췌장암 치료는 이 질문에 대한 답, 즉 수술 가능 여부에 따라 큰 방향이 갈린다.

건국대병원 천영국 소화기내과 교수는 “췌장암은 진단 시점의 병기와 종양의 위치, 혈관 침범 여부에 따라 치료 계획이 크게 달라지는 암”이라며 “환자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여러 진료과가 함께 논의해 치료 방향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종양이 췌장 안에 국한돼 있고 주변 주요 혈관을 침범하지 않았다면 수술적 절제를 우선 고려한다. 종양 위치에 따라 췌장 머리 부분을 절제하는 췌십이지장절제술, 몸통·꼬리 부분을 절제하는 원위췌절제술 등을 시행한다.

수술 후에는 재발을 낮추기 위해 항암화학요법을 추가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천 교수는 “수술로 종양을 제거했다고 해서 치료가 끝난 것이 아니라, 이후 보조 항암치료까지 마쳐야 재발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진단 당시 이미 혈관을 침범했거나 다른 장기로 전이된 경우에는 항암화학요법이 치료의 중심이 된다. 여러 항암제를 병용하는 복합화학요법이 표준 치료로 쓰이고 있으며, 종양 크기가 줄어들어 수술이 가능한 상태로 바뀌는 경우 뒤늦게 수술을 시도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특정 유전자 변이가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표적치료제 연구도 활발하다. 천영국 교수는 “모든 환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유전자 검사를 통해 특정 변이가 확인되면 표적치료 등 개별화된 치료를 논의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종양이 담도를 눌러 황달이 생기면 항암치료에 앞서 담즙이 흐르는 길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 이때 사용하는 것이 내시경역행담췌관조영술(ERCP)을 이용한 담도 스텐트 삽입술이다.

내시경을 통해 막힌 담도 부위에 관 모양의 스텐트를 넣어 담즙이 다시 흐르도록 하는 시술로, 개복수술 없이 진행할 수 있다. 천 교수는 “황달이 심한 상태에서는 항암치료 자체를 견디기 어려울 수 있어, 스텐트로 담즙 배출을 먼저 정상화한 뒤 본격적인 항암치료로 넘어가는 순서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췌장암이 다른 곳으로 전이되지 않고 췌장 주변의 동맥을 침범하여 수술을 못하는 경우는 항암제가 가장 중요한 근본적 치료이나, 최근에는 종양 자체에 대한 국소적 치료법인 양성자치료나 중성자치료를 항암제와 병행하여 치료 효과를 높일 수도 있다.

췌장암 치료는 소화기내과, 외과, 종양내과, 영상의학과 등 여러 진료과가 함께 병기를 판단하고 치료 순서를 정하는 다학제 논의를 거치는 경우가 많다. 천영국 교수는 “환자 개개인의 종양 위치, 전신 상태, 동반질환에 따라 치료 조합이 달라지기 때문에, 담당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해 본인에게 맞는 치료 순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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