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라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공동소장은 15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사교육비는 지난해 기준으로 이미 27조원에 달한다”며 이같이 반문했다. 그러면서 “대입 제도가 어떻게 바뀌든 인간의 불안감 때문에 사교육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서·논술형 평가를 도입할 경우 논술 사교육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거듭되자 이에 반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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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공동소장은 “객관식 출제 방식으로는 정해진 문제 유형에 맞춰 문제를 계속 만들어낼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사교육에서 반복적인 문제 풀이 훈련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객관식 수능이 오히려 사교육을 더 부추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소장은 ‘N수생’(대입에 2회 이상 도전하는 수험생)이 양산되는 것도 객관식 수능 때문이라고 봤다. 객관식 수능 특성상 수능의 문제 유형에 더 익숙해지고 문제풀이를 더 많이 반복할수록 수능을 잘 보게 되며 이로 인해 N수생이 계속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지난달 공개한 ‘N수생의 특성 분석’에 따르면 수능 성적은 삼수생, 재수생, 현역 입학생 순으로 높았다. KEDI 연구진이 2020년 당시 고3 학생 중 2021~2023년에 4년제 대학에 진학했거나 2023년 대입을 준비한 2244명을 조사한 결과 국어 성적은 현역 입학생이 평균 3.58등급인 반면 재수생은 3.00등급, 삼수생은 2.95등급이었다. 삼수생의 등급이 현역 입학생보다 0.63등급 높은 것이다. 영어 역시 현역은 2.75등급이었지만 재수생은 2.33등급, 삼수생은 2.32등급을 기록했다.
정 공동소장은 “N수를 해서 문제풀이 훈련의 양을 늘리고 더 좋은 점수를 받는다면 수능이 학생들의 학업역량이나 사고력을 측정하는 시험이라고 볼 수 있겠는가”라며 “현행 객관식 수능은 수명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정 공동소장은 객관식 수능을 두고 AI 시대에 맞지 않는 뒤떨어진 평가 방식이라고도 했다. 정 공동소장은 “지금은 세상의 여러 분야를 어떻게 연결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지 고민하고 AI가 내놓는 답변을 비판적으로 검증할 줄 아는 역량이 필요하다”며 “학생들의 사고력을 길러줄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다만 정 공동소장은 수능에 서·논술형을 도입할 경우 처음부터 전면도입하기보다는 단계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전면도입에 나설 경우 반발이 심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정 공동소장은 “수능의 모든 문항을 서·논술형으로 하는 게 아니라 객관식과 서·논술형 혼합방식으로 시작해 서·논술 문항을 점차 늘려야 한다”며 “처음부터 서·논술형으로 전환하면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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