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여성 경찰관…사이버 수사 배우려고 韓 선택
"한국서 얻은 지식과 경험, 인도네시아에 소개"
"유학 경험으로 성장…고국 돌아가 수사관 근무 예정"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한국 경찰과 인도네시아 경찰을 잇는 가교가 되고 싶습니다.”
경찰대학 치안대학원에서 유학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경찰 치카(Pamesti Rere Cika Ihza) 경위가 7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치카(26) 경위는 인도네시아 경찰대학을 졸업하고 2020년 경찰에 입직해 근무하다가 2022년 하반기 한국 경찰대학으로 유학을 왔다. 치카 경위는 한국으로 유학온 첫 번째 인도네시아 경찰관이기도 하다.
| 한국 경찰대학 치안대학원에 유학 중인 인도네시아 경찰관 치카 경위 (사진=경찰대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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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선 범죄학과 석사 과정에 재학하고 있다. 치카 경위는 “전문가를 통한 학습, 현장을 반영한 흥미로운 과목과 이론, 한국문화까지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며 “지금은 방학이지만 마지막 학기를 앞두고 한국에 머무르며 논문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치카 경위는 인도네시아 중앙 말루쿠 경찰서 여성아동보호팀장, 마소히 파출소장 등을 지내며 현장근무, 수사, 범죄예방 등 다양한 경험을 쌓은 엘리트 경찰관이다. 수사관으로서 역량을 더 쌓고 싶어 한국 유학을 선택했다. 그는 “수사관으로서 전문성을 가지길 원했고, 한국은 사이버 범죄 수사에 특히 강점이 있어 이를 배우고자 한국 경찰대를 선택했다”며 “한국과 인도네시아 경찰이 가진 사명감은 같아도 협력 방식 등 조직에 차이가 있고, 양국의 범죄 양상이 달라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한국과 달리 많은 섬으로 이뤄져 있는 국가로 지역에 맞는 치안 시스템을 구축해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일부 지역에선 절도 범죄가 증가해 사회적 문제로 꼽히기도 한다. 치카 경위는 치안강국으로 꼽히는 한국에서 얻은 지식을 인도네시아에 소개하고 싶어 졸업논문 주제를 ‘셉티드(CPTED·설계를 통해 범죄예방 환경을 만드는 기법 및 제도)’로 정했다. 한국 경우 대부분 지역에 CCTV가 촘촘하게 설치돼 있어 범죄예방 효과가 크다는 것을 체감했기 때문이다. 치카 경위는 인도네시아 한 지역 마을에 협조를 얻어 CCTV를 설치하고, 전후 범죄발생에 차이가 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치카 경위는 “인도네시아는 셉티드 적용이 처음이기 때문에 우리 상황에 맞춰나가야 하는 과제가 있다”며 “범죄예방뿐만 아니라 범죄학 석사과정에서 배운 수사 지식을 인도네시아로 돌아가 활용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 한국 경찰대학 치안대학원에 유학 중인 인도네시아 경찰관 치카 경위 (사진=경찰대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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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카 경위는 향후 한국과 인도네시아 양국 경찰 간 협력을 이끄는 경찰관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사이버 범죄나 마약·사기 등 범죄가 국제화하는 양상이 심화되면서 국가 간 경찰 협력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경찰도 인도네시아를 거점으로 아세안 국가와 교류를 확대해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치카 경위는 “현재 한국 경찰과 인도네시아 경찰은 코이카(KOICA)를 통해 협력하고 있는데, 향후 양국 간 교류를 늘리고 싶다”며 “여기서 배운 것을 가지고 인도네시아로 돌아가 어떻게 구현하고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